또 고개를 넘었다.... 열두 고개 같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복잡하고 이상하게 얽혀 그 내막을 쉽게 알 수 없는 것' 같은 것을 통과할 때마다 팔, 다리를 내어 주어도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슬프고 아련한 모정에 자신을 끼워 넣지 못하고 어찌 그렇게 견디며 살아 낼 수 있을까? 연말에 깡통을 들고 애걸복걸하는 게 못마땅해 보였는데.... 내 인식의 수준이 천박하다. 늙은 은퇴 목회자가 큰 복을 받으라며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성도들에게 절을 올린다. 섬기는 방향이 아름답지 못하다. 쌓아 두고서도 약한 자의 등골을 휘청거리게 하는 밥벌이가 변변하지 않은 '비나이다'의 축복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도미노 피자에 얹혀 있는 새우 꼬리 부분을 벗겨 내다 그녀의 엉덩이에 눈길이 갔다. 새우처럼 포개져 섹스하고 싶은데.... 며칠 전부터 자궁경부암 검사예약을 해 놓은 그녀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로운 상태인지라 접근이 용이하지 못하다. 귀 양쪽에 손바닥을 모아 놓으면 주변의 소리가 모여들어 유년의 기억이 떠오른다. 영화 한 편을 감상하다 이틀 전에 샴푸 한 머리에서 홀아비 냄새가 난다고 그녀가 구박한다. 나는 즉각 반박한다. 정수리 부분에서 호르몬 냄새가 나는 것은 생육의 증거다. 새해부터 나의 타이밍은 부적합으로 내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