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이 세상은 너무 숨 막히는 곳이야"

by 강홍산하

전라의 연인이 뒤엉켜 오프닝을 장식하는 숨 막히는 베드신이 강렬하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그에게 베티는 소망 같은 여인이다. 글재주가 있기는 하지만 기억의 서랍 속에 간직하며 그을음 없는 시간을 숨겨 두고 베티에 대한 사랑을 현실에서 만들어 주기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지만, 베티의 미래는 조그를 주목받는 삶의 빛 안으로 인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겉과 속이 같은 베티의 성향은 자신이 옳다고 하는 것에 주저함 없는 열정을 보이며 세상의 기만을 용납하지 않는 저돌적인 '분노조절 장애'로 사사건건 외톨이가 되어 간다. 그러나 조그는 베티의 든든한 조력자로 자신이 그려가는 사랑의 완성에 한 걸음씩 다가서려 하지만, 베티의 우울한 강박에 필연적인 절망을 맞이한다. "37.2도는 여자가 임신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이고, 남녀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체온이다." 낭패감을 해소할 서로의 온도가 어긋나면 유리 파편이 되어 자신의 눈알을 도려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이유를 세상에서 찾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비극은 안개가 걷히며 도래한다. 손이 차가운 그녀의 체온을 37.2도 만들어 주기 위해 연신 풀무질로 열에너지를 전달하면서 평형상태로 만들어 주었지만.... 역시 영화 제목처럼 '블루'라 무언가 석연치 않으니 인생은 작용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 인생이란 그런 거야. 우린 늘 그 속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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