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착착 감기는 목소리로 나를 불면의 시간에 머물게 했던 그녀의 졸졸거리는 샤워 소리가 아침을 걷어 내 원시적 감각을 밀어내게 한다. 48시간도 견디어내지 못하는 각별한 격리 불안을 애정이라 위안을 얻고 있는 잠재적 실업자는 세상에서 박리당하는 피해망상에 시달리고 있다. 45년 후 우리는 생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 스토리와 무관하게 발가벗은 농염한 여배우의 섹스신 유혹에 달랑 괴나리봇짐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넋이 빠지는 나를 그녀는 이미 간파하고 넌지시 운을 띄운다. 내가 나이가 들어 섹스를 거부하면 어쩔 건데.... 그녀의 일가견에 나는 홀랑홀랑 실체가 탄로 났다. 믿음에 대한 편안함이 사라지는 걸 잠자코 있을 수는 없었다. 나를 통해 본질을 인식하는 '사유의 혼란, 감정적인 동기 때문에 논리적 규칙을 소홀히 함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바르지 못한 추리'가 bug로 발생할까 두려웠다. 나로 인해 그녀의 올바른 마음이 흔들리지도 망설여지지도 않고 먼 훗날 당신이 날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