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타인이 나를 흔들어 어지럽다

by 강홍산하


"한꺼번에 불행이 휘몰아친다면 세상은 몹쓸 장소이고 삶은 끝없이 잔인하다.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물결이 한 장 한 장 들어오고 있었다. 간혹 옆구리가 열리며 타인의 세상이 흘러들어올 때가 있었다. 타인의 헛것이 아니라 자신과 똑같은 양의 실체를 가지고 나란히 살아가며 자신이 살아가는 것을 나에게 느끼라고 요구한다." (전경린)

남자가 여자의 허리춤에 손을 넣어 당기면 여자는 옆구리가 이렇게 민감한 부위였구나! 새삼 놀라게 된다. 반면에 여자가 남자에게 팔짱을 끼면 남자의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여자의 가슴 쪽에 닿아 온통 신경이 곤두서는데도 여자는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친근감을 애정으로 착각하는 게 남자다. 심장과 늑골은 생명의 핵심이고 장기의 방패막인데 그곳에서 감각과 감정이 전달되고 동요된다니 오묘한 일이다. 빠져나간 내 갈비뼈가 어느새 자리를 잡고 나란히 살아가라며 아프지 않고 견딜만한 통증을 보낸다. 한꺼번에 행복이 밀물처럼 들어와 벅차기도 하지만 언제 달의 인력으로 간조가 발생하면 어쩌나 불안은 고개를 반쯤 내밀고 눈알을 굴리고 있다. 서로의 이해가 한 겹 한 겹 신뢰로 쌓인다면 거센 파도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데 어지러운 건.... 전두엽이 잠깐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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