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시나브로 절망이 쌓여간다.

by 강홍산하

연휴의 끝이 또 다른 연휴와 연결되어 구분이 없는 일상이 개념 없이 시간을 넘나들고 있다. '낙오되지 않기 위해 모든 사회적 자원을 투여하는 수밖에 없는 상태로 내몰리게 된다.'는 문장이 머릿속에서 빠져나오질 않는다. 공중화장실이 비어 있는 시간을 택해 뒤꿈치를 들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조나단 노엘'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낯선 비둘기가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벌렁거리는 심장은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고 방광에 가득 찬 오줌이 전신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판단이 흐려진다. 인간에게 표현 한계는 예상하지 못할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뾰족한 궁리를 찾다가 결국 세면대 물을 틀어 놓고 오줌을 흘려보낸다. 이 부분에서 격한 공감대를 얻고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되는 나를 발견하면서 책을 덮었다. 먹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청명하다. 오랜만에 스타벅스에 갔다. 앞 유리로 햇살이 곰살스럽게 눈이 부신다. 멀쩡한 중년 남녀가 검은색 안내견을 데리고 입장해 궁금증이 생겨 의심으로 살펴보다 그녀의 핀잔을 들어 다른 한쪽에서 연신 무슨 계약 건으로 설왕설래하는 노인들에게 관심이 가 귀를 쫑긋하는데.... 인생의 생채기를 나열하는 스토리가 뒤섞기는 나 때에는.... 며칠 전 그녀를 시험에 들게 만든 에피소드가 '어떤 시대의 사회가 이상이나 목적 따위를 상실하여 혼동된 상태.'로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 된다고 탄식이 새어 나오다 나는 정말 이웃에게 순수했을까? 사랑하는 사람의 위험을 알려주려다 총상을 입은 여자가 제발 죽지 않기를 바라는 영화의 한 장면은 왜 지금 떠오르는지 도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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