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의 사랑 방식은 일절 관여하지 않고 고난의 숨겨진 의도를 깨닫게 하는 응원과 묵묵하게 회복의 시간을 기다리며 사람을 통해 축복의 통로를 마련해 잘못을 고백하는 은혜에 함께 하시니 고문처럼 착 달라붙은 불행조차 역설적인 감사의 시작인데... 순응은 어렵다. 심히 냉소적으로 H의 무심한 반응이 오히려 안쓰럽다. 서로의 염려와 연민을 들키기 싫은 마음일까? 소란한 세상 축제에서 이방인처럼 외톨이가 된 것이 측은했는지 치킨을 시켜주며 "착각은 하지 마"라며 단속을 잊지 않는다. 살면서 내 것인 게 존재할까? 잠깐의 감정유희 아닐까? '가족'의 역할에 대해 정립해 보니 복불복이지만 원망과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당사자만 괴롭고 정신건강에 최악이다. 해와 달이 유난하게 빛나는 하루 끝자락 '열락'(기뻐하고 즐거워하라)란 귀한 단어를 선물 받았는데 '연락'으로 알아들어 사오정이 됐다. 이래저래 왕래가 잦으면 소통은 이루어진다. 반려견 '소망'이가 비틀거리며 달려온다. 심상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