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누구와 같이 가야 좋은 건 아니다
계속해서 역대급 고온을 갱신하고 있는 25년 여름 7월 초에 세종에 위치한 호수 공원을 다녀왔다.
호수 공원은 금강 강물을 끌어와 인공호수가 만들어지면서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2013년 3월 완공되었다.
총면적 약 705,768㎡, 호수면적 322,800㎡, 평균수심 1.5m이라고 한다.
방문객이 별로 없을 것이란 예상은 틀리고 말았다.
아예 없었다. 2시간 30분 있는 동안 세 사람만 봤다.
정말 나의 발자국 소리 들어가며 덥지만 고독했다. 그래서 좋았다.
시원하게 넓은 입구를 돌아 호수 가운데 자리 잡은 수상무대섬으로 향했다.
잔잔한 호수가 보이니 좀 시원한 마음이 가득하다.
다리 이름도 별도로 있으니 세호교이다.
다리 난간에 미세한 물줄기로 더위를 식혀준다. 누가 생각해 냈는지 참신하다.
수상 무대섬은 글자 그대로 호수 가운데 다리를 통해 도착해야 하는 소규모 공연장이다.
내부는 그늘역할을 하는 아치형 구조물이 있고 관람석이 비치되어 있는데 실제로 공연이 이루어지면
싱그러운 호수를 사방에 배경에 둔 멋스러운 모습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비가 오면 여기저기 열린 공간으로 완벽한 커버는 안되니 비 맞으며 공연하는 자연친화적 모습도
그려진다.
다리를 건너니 우리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소녀상이 보였다.
잠시 숙연해지는 맘을 안고 발걸음을 옮긴다.
소녀상을 뒤로하고 좌측으로 보니 특이하게도 아담한 모래밭이 시야에 들어왔다.
물론 자연적으로 발생된 모래사장이 아니고 방문객들을 위한 인공적 장소이다.
계속되는 폭염 속 발걸음에 쉼표를 찍고 싶었다.
그래서 그늘막에서 잠시 짐을 내려놓고긴 S자 모양의 나무소재 의자에 지친 몸을 잠시 의탁해 본다.
엷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사색이란 걸 해본다.
미세한 소음만이 주위에 맴돌고 즐겁게 고독의 시간을 가져봤다.
그늘막의 소중함도 느껴 가며 저 멀리 최소한의 의상만 걸치고 뙤얕볕 아래 살을 태우고 있는
상남자의 용기가 무섭기까지 하다.
목이 말라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간절해져 두리번거리니 커피숖이 보였다.
정말 반가웠다.
그러나 여름 휴업이라는 안내 종이를 보고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휴가가 두달이나 되다니..그러나 한편으론 이해가 되었다.
사람이 너무 없다.
이 좋은 환경을 즐길 인원이 없다니 안타깝다.
더 이상 더위와 사투를 하며 여정을
이어가기엔 내 몸에 너무 미안해서 이정도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시 가던 길을 터벅터벅 걸어 다음을 기약했다.
인공적인 호수지만 자연을 느끼게 해 준 발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