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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Aug 24.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네롤리 Neroli _ 탑노트

맛은 없지만 그 향기와 꽃에 의미를 부여하여 오래전부터 애용한 오렌지 꽃 정확히는 비터 오렌지 꽃은 다양한 향기를 품고 있죠, 그중에서도 비누처럼 선명하면서도 깨끗한 인상이 특징인 네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향기라 합니다. 


정말 상투적인 말로 표현한 것에 얼굴이 다 간지러울 정도로 설명하는 게 맞는 네롤리는 열매가 열기 전 꽃을 조심스럽게 따서 수증기를 이용하여 정유를 추출하면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향료로 가벼우면서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향기를 가지고 있어요, 탑 노트에 위치하는 가벼움 속에 담겨있는 향긋함은 단순히 몇 가지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쓰는 것 많은 아니에요, 향기를 만드는 사람의 생각 그 상상의 산물을 현실 폭넓게 표현하는 정말 공부할 것이 많은, 아니 고마운 향료 입이다. 


누군가의 매력적인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고 비누같이 깨끗하고 가볍게 만들 수 도 있고, 달콤함이 가득하게 하지만 무겁지 않게 만들 수 도 있죠, 한 가지 향료를 어떠한 비율로 사용하냐에 따라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향기를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에서 참으로 좋은 향료가 아닐까 합니다. 


가끔 사물의 명칭에 대하여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데요, 네롤리는 왜 네롤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별 고민거리도 아니지만 그 호기심에 이런저런 책을 읽고 검색을 하면서 단서를 찾게 되었네요, 이탈리아 네롤라 공화국의 공주 안나 마리아 트라밀레가 목욕수와 향수에 사용하면서 네롤라의 향이라는 별칭이 오늘날 네롤리가 되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있었다는 거에 참 잘 찾아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요, 혹시 이미 알고 있으신 분들도 계시겠죠?


생각해보면 지금의 향수의 모습을 가춘 그때부터 유럽 곳곳의 산물들 특히 오렌지 베르가못 라임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향기를 많이 사용하게 된 거 같아요, 극소량의 정유를 얻기 위해 나무, 잎사귀, 꽃, 열매의 껍질 같이 다양한 산물을 가지고 향기로움을 만들려는 노력은 그 가치만큼 더 비싸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탑노트의 화이트 플로럴로 자리한 네롤리는 기조제로써 정말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그 농도를 높이면 살짝 자극적인 끝 향이 있지만 더 자유로이 쓰고 싶어서, 희석비율을 해마다 조금씩 높여가고 있네요, 남녀를 떠나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자유로이 설정하는 샘플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몇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타입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향기의 인상은 참 편안하다는 것이에요, 자극적인 인상보단 그냥 편안하게 해주는 향기의 분위기는 가볍게 또는 은은하게 잔향 감을 주어서 늘 편하게 쓰고 또 추천하고 있네요, 향기에 민감한 분들에게 추천하는데 대부분은 좋아하시는 향기라서 샘플을 직접 만들 때 아주 즐겁게 만드신 기억도 남아있네요.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조금은 자극적인 오리엔탈 타입의 향수에 머스크와 같이 엠버 바닐라를 사용할 때 네롤리도 머스크처럼 높은 비율로 설정하여 만든 기억이 나네요, 호불호가 선명한 타입의 향수였지만 나름 무언가 조금 더 색다른 인상을 만들고 싶어서 네롤리를 주제로 만들었는데 긴 지속력은 기본으로 무언가 계속 옆에서 향기를 느끼고 싶은 분위기로 완성한 기억도 떠오르네요. 


기제조로 정리된 다양한 꽃 향기들은 정말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찾아서 향기롭게 전해주는 게 조향사의 하나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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