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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Jan 31. 2021

겨울 향기와 나와 이야기

첫 번째.... 귀여운 여인을 상상하며...

무심히 또 한 해가 시작하고 아직은 힘든 날들의 연속이네요...

이 기록도 먼 훗날 그냥 그랬지... 그런 감정으로 다시 보길 바라면서...


향기를 만들고 즐기는 나에게 겨울은 이야기 가득한 주머니 같다, 어느 날 문득 한 가지 향료에 손길이 가면 그 향기를 위한 겨울의 향수를 어느새 만들면서 이야기도 만드는 중이니까... 


난 생각이 많다... 생각보다 많은데... 다른 사람도 그럴 거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딱히 그러진 않는가는 말에 아... 나만 그런 거였구나! 작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의 못 그 어딘가 살짝 담긴 나의 겨울 향기 귀여움과 여인 그리고 향긋함... 지금 시작할게요.


겨울의 향기를 말하다 보면 포근하고 편안한 향기의 엠버를 늘 이야기하네요, 기분에 따라 조금은 텁텁함을 느끼는 날도 있지만 스치듯 인사하면 어느새 포근함이 조금은 늦게 왔다고 미안하듯 인사해주니까 마냥 또 좋기만 하네요, 이런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엠버를 가까이하다 보면 상상이 시작돼요.


귀여운 털모자 분홍색의 손모아장갑 혹여 놓칠까 작은 끈은 하얀 목도리에 숨어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추운 밤 흰 눈에 더욱 검은 결은 그렇게 귀여운 여인의 얼굴에 살며시 앉는 모습, 세상에는 없지만, 어딘가 있을 것 같은 그런 귀여운 여인이 머리에 그려지면 이제 그녀만을 위한 향기가 손에서 시작해요.


가벼운 베르가모트로 자두를 살짝 올려서 미소와 같은 어린 모습을 만들고 붉은 입술에 맞게 메이로즈로 선명하게 그리도 달콤하게 이렇게 시작만 하면 아쉬우니까 듀베리의 깨끗함을 가볍게 마무리로 상상 속 여인의 검은 눈동자와 같이 마냥 달지 않게 하지만 매력적으로 그렇게 만들고 싶었어요, 베르가모트의 익숙함으로 시작해서 미들 노트로 그녀의 아름다움을 한 번 더 시작하면 노래가 흐르듯 피오니와 산딸기가 분홍빛 살결을 보이면 다가오죠. 검은 머릿결이 더 검게 보이는 하얀 피부는 오키드로 은은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여기야 반의반 정도만 로투스 차분한 연꽃의 향기를 얹고 포인트는 일랑일랑으로 조금은 선명하게 여인을 위한 여인의 향기니까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하네요.


마냥 귀여운 여인을 그리면서 향기를 생각하다 보면 겨울이 있는 것도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겨울에 보고 싶은 그 누군가를 그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향기를 손끝으로 완성하는 게 그렇게 하루를 그것으로 보내는 것도 그래서 좋았거든요, 가는 시간이 아쉬워 말을 돌리지만 그래도 시간은 그렇게 가기만 하네요...


이제 어느덧 베이스까지 내려온 향기는 역시나 엠버만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자두와 듀베리 일랑일랑의 사랑스러움을 진작 알고 있다며, 그렇게 이야기가 즐거웠냐며 이제 완성해서 또 하나를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네요, 그녀의 엠버에 바닐라를 살짝 옆에 두면 좋아할까요? 아이리스를 같이 하면 더 좋아할까요? 말이 없는 그녀에게 늘 전 미리 정한 답만 합니다….


포근한 향기에 한 겹을 더하고 조금은 낯선 벤조인 시암의 부드러움으로 여운을 만들어 봅니다. 겨울에 한 자락에 기억으로 시작한 상상은 오늘도 또 이렇게 보내지 못할 편지와 같이 마냥 써 내려가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기억하면서 그 한 줌에서 한 자밤 가져와 이렇게 향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대를 생각하며 _ 이주용

생각하며 향기로 

생각하며 마음으로 

생각하며 그려보는 그대 


손끝 작은 유리로 

갈색에 향기를 하나씩

맑은 유리를 향기로 채우면서 


귀여운 그대를 또 꿈꿔봅니다 

아직은 아니니까 아직은 

그래도 다시 향기를 


생각하며 향기를 

생각하며 마음으로 

생각하며 그려보는 


그대 그렇게 겨울에 한 시간 

혼자서 향기를 잡아보고 

기억하네 세상에 없는 이를 그리면서 

너를 기억하네 


어느 날 그렇게 다 가보면 웃으며 선물하고 

어떤 날 일상처럼 만나는 날 그렇게 

생각하며 향기를 

너를 생각하며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겨울과 귀여운 여인이었습니다. 프루티 우드 오리엔탈 타입으로 설정하여서 조금 더 어려 보이는 귀여운 소녀 같은 여인을 상상하여 써보았는데 어떠셨을까요? 


부족한 글재주로 향기를 전하는 게 늘 고민이고 노력하지만, 왠지 그래서 더 스스로 부족한 거만 같아요. 변조제는 자두 그리고 듀베리 두 가지 프루티 노트만을 사용하여 편안하면서도 어려 보이는 인상을 만들어 보았어요, 라스트는 엠버를 주로 하여 겨울의 향기에 맞는 인상을 주었고요, 바닐라를 아주 가볍게 넣는 거로 혹여 무거울 수 있는 인상을 분위기만 잡았고요, 발삼 우디 노트인 벤조인 시암(=안식향)으로 마무리하여 친근함을 완성해보았습니다. 향수의 메인이 엠버이기에 메이로즈와 일랑일랑 그리고 로투스(=연꽃)는 선명하지 않게만 사용하고 은은한 오키드(=난꽃)의 비율은 제법 높게 하여서 잔잔함을 그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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