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메모리즈 여름 여섯 번째 향기
진짜 덥기만 하였던 팔월을 다시 기억하면서, 이제 진짜 더울 때 생각나는 향기의 시작이다.
가볍고, 산뜻하고 기분 좋은 달콤한 과일의 향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머릿속에 하나씩 끝없는 열주처럼 자리하는 나날이었다...
생각보다 미세먼지는 없었던 나날들로 기억이 된다. 가슴속 담았던 무언가의 모습도 새로이 바뀌던 시기이기도 하였고, 조금 더 난 적극적으로 향기를 만들려고 하던 더운 나날들이었다.
잠들 때면 더워서 찬 바람이 생각나기 시작하였고, 여름 나기를 위한 나만의 방법을 또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럴 때 진짜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퇴근길에 들려 맘껏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지 지금 생각하면 여름과 겨울은 나를 참 다르게 만들어 준다 생각한다.
이러한 나에게 여름은 가볍고 또 가벼운 향기를 만들어라! 한다. 지속력은 짧아도 선명한 과일향기 그리고 은은한 꽃의 산뜻함과 향긋함을 나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체리 다음의 향기는 붉은색에서 초록과 노란색을 지닌 선명함이다.
라임... 나에겐 멕시코가 생각나는 천연의 향기다, 일단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향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멕시코가 생각나는 건 최고의 산지여서이다. 선명하게 눈에 띄는 녹색의 열매 적당히 굴려 반으로 갈라 과즙을 쭉 짜면 그 껍질은 쓰레기통으로 가는 순서이지만, 조향사에겐 그 껍질 속 다양한 향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 향기로 여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라임은 다른 시트러스 향료와는 조금 다른 중성적인 느낌이 매우 강한 시원한 느낌을 잘 만들어 주는 향료다, 물론 그 비율이 아주 높아지면 코를 찌르는 신 향기에 호불호가 있지만, 조향사에겐 늘 그 적당한 비율을 고부하고 고민하고 실험하는 게 가장 즐거운 행위이기에 충분히 공부한 조향사를 만난다면 당신에게도 코를 자극하는 향기가 아닌 시원한 느낌을 선사하는 의외의 향기로 만나게 될 것이다.
어떠한 과일을 좋아하는지 손님에게 딱 물어보면...
'한 번에 딱 이것입니다!'
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은 거의 없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는 눈동자와 어떠한 게 좋지? 고민하는 표정에 나는 늘 죄송함을 느낀다, 하지만 늘 알아야만 하는 과정이기에 늘 은유적인 표현으로 손님에게 지금 원하는 과일의 향기를 안내한다.
당신도 과일 향기를 가지고 싶다 하여, 꼭 과일 향기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나의 일상에서 발견하였던 과일과 연관된 모든 것 중 지금 생각하는 표현을 나에게 전하면 된다. 그것에서 향기의 시작이 만들어진다.
그다음이 향기의 연함 또는 진함을 정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라임 앤 파인애플은 진한 상큼함과 선명한 달콤함이다. 라임의 과육과 파인애플의 과육은 색이 비슷하지만 맛은 많이 다르다 근데 그 둘의 조합이 또 묘하게 좋다. 난 술을 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라임즙과 파인애플은 칵테일에 참 많이 쓰인다고 알고 있다. 그러한 경험이 많은 당신이라면 아마도 나보다 더 그 다양한 조합을 즐기고 기억에 담고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아주 잠깐 기억에 빠져보았다...
향기를 만드는 사람은 늘.. 내가 만든 향기가 좋았으면 한다. 취향을 떠나서 향긋함이 있는 향기를 다양한 향료들로 늘 새롭게 그리는 일을 한다. 나에겐 스트레스 전혀 없는 일이어서 더 즐거움으로 느끼며 일을 한다.
좋은 향료를 찾고, 그것을 사용하기 편한 농도로 계절에 맞게 희석해서 준비하고, 같은 이름의 향료이지만 각기 그 모습이 다르다는 걸 잘 알기에 같지만 다른 향료를 찾아서 조금씩 채화할 수 있도록 반복하면서 공부하고 실험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덥기만 한 시기에는 향료를 참 쓰기 어렵다. 너무나 높은 습도 때문이다, 딱 사용할 만큼만 준비해서 고객님을 맞이하고, 기다리는 기한은 나에게 두 달 정도이다. 그러나 여름은 그 절반정도이다 그러니 관리에 더 신경이 쓰인다. 이런 스트레스는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다 당연하기에 당연하게 느끼는 것이다.
Perfume Story
가볍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든 탑 노트!!
선명하게 향기를 만든 다는 건 이런 것이다... 라임!
라임은 맛만큼 향기도 선명하다, 하지만 매우 빠른 휘산성을 가진 아주 가벼운 향료이다. 이러한 향기는 진짜 딱 여름에 충분히 사용하면 좋다. 향수를 기획할 때 하나씩 꼭 구성하는 것이 시트러스 코롱인데,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이 베르가못과 라임이다, 베르가못은 모스와 만들었으니 이번에는 라임이다.
라임은 중성적인 분위기를 가볍게 그리기 좋아서 과일 향료들과 다양한 하모니를 만들었는데 과일 향기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써보고 싶은 하나의 향기로 기억해 주면 좋겠다.
라임을 도와주기 위해서 사용한 화이트레몬
내가 사용하는 레몬 향료의 종류만 4가지인데 그 목적에 따라서 다르게 선택하데 여름에는 화이트레몬을 주로 사용한다. 일단 특유의 향기가 딱 유럽의 레모네이드를 닮은 향기다! 나의 목적은 라임을 조금 더 자연스레 다가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그 시작이다. 이 또한 휘산성이 매우 높아서 한 번만 뿌려도 바로 느낄 수 있기에 라임의 선명한 향기와 어울려 시원하면서도 상큼한 느낌이 잘 느낄 수 있게 사용하였다.
단 주의 할 것은 비율이 좋지 못하면 향긋함이 아닌 식초에서 느끼지는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향기의 중심 미들 노티!!
균형을 위한 선택 베르가못
베르가못을 사용할 때 대부분 탑 노트로 자리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그렇게 사용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목적에 따라서 노트의 이동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베르가못은 은은하게 느껴지는 산뜻함과 묘하게 느껴지는 단향이 있는데 이것으로 난 파인애플과 프리지어의 어울림을 그린 것이다.
가벼운 느낌을 그리고 싶은 당신이라면! 향수 속 베르가못을 기억하면 좋겠다..
노란 향긋함 하나를 더하다... 프리지어
봄부터 가을까지 아니 겨울까지 비율을 잘 조졸해서 사용하면 늘 사용할 수 있는 프리지어는 라임과 파인애플이 만들어낸 그 작은 잔을 닮은 것에 향긋함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선택하였다. 단순하고 명료하며 확실한 이유다 취향이 아니더라고 누군가에게나 향긋한 과일의 좋은 향기로 다가가기 위함으로 선택한 것이다.
잔향에 담아 놓은 꽃의 향기로 꽃을 정리하다..
첫 번째 잔향 포근한 듯 화려한 듯 그리고 향긋한 듯... 튜베로즈
월하향이라 이야기하는 튜베로즈는 달빛의 향기라는 별칭을 가진 매혹적인 향기이다. 그리고 이 향기는 선명한 노란빛의 향기를 밝게 만들어 줄 향기의 첫 번째 단추가 되는 향기다. 조향학을 다루다 보면 향기를 위해하기 위해서 노트 피라미드나 휠형식의 이미지로 향기를 나누고 표현하는데, 향기가 단순히 선명한 선으로 그어진 종이 위의 표시처럼 되어있지 않다. 활동적이고 변화하며 같은 모습으로는 다시 볼 수 없는 변화하는 그 무엇이다. 이러한 향료 중에서도 튜베로즈는 포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차분함과 매혹적이고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인상을 아주 가득 지닌 향료로 보면 좋을 거 같다. 튜베로즈를 설명하다 이야기가 길어진 느낌이다.
이 특유의 풍부함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향기로 가벼움에 살짝 무게를 더하여 내가 생각하는 고급스러움을 선사한 것이다. 이 감성으로 과일의 향기가 조금은 더 길게 당신에게 남아 조금은 더 그 기분을 즐겁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마지막이면서 또 시작하는 잔향 하얀 수선화
이 향기에는 머스크도 샌달우드도 모스나 베티버 패츌리 같은 향기를 넣지 않았다. 그냥 과일 향기와 몇 가지 꽃의 향기로 완성한 조금은 다른 모습의 향기다, 이러한 다름에 난 익숙함을 활용하여 딱 좋은 무게감을 맞추려 하였다, 물론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 향기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잘 보여 줄 수 있으니까, 수선화는 다우니를 닮은 향기다 아니! 다우니 향기 속에 이 하얀 수선화가 꼭 들어간 것이라 보는 것이 더 바른 표현인 듯하다. 색다름을 가진 향기이지만 그 속에는 익숙함으로 채워진 향기의 색다름...
단지 각자의 방식에서 익숙한 것과 생소함이 있겠지만 말이다. 그 편안함과 불편함 그 사이에 조향사는 늘 향긋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 기억해 주면 좋겠다.
11년째 향기를 만들고 있는 한 조향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