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경단녀 재취업 두 달 만에 "그만둘까?"

당당한 나로 살기 위한 몸부림

by 유쾌한 주용씨

49살 경단녀가 재취업에 성공하고 두 번의 월급을 받았다. 50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에 3년이 넘는 경력 단절 기간을 극복하고 단 한 번의 면접으로 덜컥 합격했으니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한 일이다. 남편과 두 아들이 아내이자 엄마인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살림 뿐만 아니라 직장일도 잘 하고, 돈도 벌어오는 워킹우먼으로 마음엔 여유가 생기고 목소리엔 힘이 들어갔었다.


일을 시작한지 두 달 남짓, 약 70일이 지났다. 첫 한 달은 오랜만에 시작한 일이 생활의 활력이 되어 주었다.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낮아졌던 존재감, 자존감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년 넘게 해 온 일답게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금세 내 몸에 익숙해졌다. 나를 채용한 원장과 부원장도 나의 업무 능력에 만족한 듯 보였고, 수업 시간에 나를 향한 학생들의 눈빛도 빛났다.


그런데 두 달째, 한 달 동안 학생들의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을 지내면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다. 일요일까지 계속되는 수업으로 목소리를 잃었고, 저녁 시간도 없이 밤 11시까지 수업을 하다보니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살은 더 쪘다. 새벽 기상과 아침 산책의 루틴은 깨지기 시작했고, 독서 시간은 확 줄었고, 내 글은 조금씩 우울해져 갔다.


돈 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일이고, 직장의 고용주가 맘에 들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입에서 '아휴~ 힘들어.'라는 말이 너무 자주, 자연스럽게 나왔다. 피곤에 지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계속 뒷전으로 밀려나는 상황이 못마땅했다. 직장에서는 가끔 외로웠고 또 가끔 화가 났고 자주 참아야 했다.


그만둘까?


생각했다. 좀 더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적어도 저녁은 먹고 일 할 수 있는 직장을 새로 구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빨리 책을 출간하고 강연자로서의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바쁜 시간을 쪼개 브런치 작가 신청도 했다. 내 맘에 쏙 드는 새 직장이 있을지 확신이 없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내 생활에 변화는 없고, 나는 돈이 필요하다.


3년 남짓 재충전의 시간이 내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재취업하고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아 벌써 "그만 둘까?"를 생각하는 나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기도 하다. '이 정도도 견뎌내지 못 해?' 하면서도 '왜 이렇게 재미없게 살아야 하지?' 하는 철없는 생각도 든다.


내가 바라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선 자유를 위한 책임과 인내도 필요하다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오늘은 배도라지차와 도라지청으로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되찾고, 산책으로 내몸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좋은 책 읽으며 위로 받고, 나와 닮은 글을 쓰며 마음을 가다듬기로 한다. 몸과 마음의 평화로운 균형이 필요할 때다.


재취업하고 두 달 남짓, 일과 삶의 균형에 실패했다. 당분간 "그만둘까?"라는 생각은 접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적정선을 찾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어느 부분에서도 너무 과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하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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