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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Jun 20. 2022

나의 50대를 계획한다

월요일 아침 카페꼼마에서...

 월요일 아침, 작은아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곧바로 북카페 카페꼼마에 와 있다. 월요일이서인지, 9시도 되지 않은 시간 덕분인지 카페는 한산했다. 1층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 안착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자리에서 해질녘까지 책보고 글쓰고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지만 글쎄...  개인텀블러를 챙겨와 커피 10% 할인받고 북클럽문학동네 멤버십 카드로 50% 또 할인받고, 오늘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오전은 단식을 유지할 생각이다. 아무튼 여유롭고 맘에 쏙 드는 한 주의 시작이다.



  목금토 주 3일만 논술 수업을 하는 직업의 특성상 나에게 월요일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다른 의미의 시작이다. 토요일까지 수업을 마치고나면 일요일은 아무래도 넋놓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미뤄두었던 집안일을 해야 하고 식구들도 신경써야 한다. 주 4일을 쉬니 무척 한가로울 것 같지만 일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한다. 지금 나의 상황이 싫은 건 아니다. 그저 이대로 머물고 싶지 않을 뿐이다. 계속 꿈을 꾸고 싶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월요일을 일을 하는 날보다 더 신중하게 계획하고, 주로 일과는 동떨어진 것들을 월요일에 촘촘히 배치한다. 집안일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 되도록 집에서 일찍 나오고 가방 가득 쓸거리를 담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아늑한 공간을 찾는다.



 남편은 "지금도 괜찮은데 뭘 그렇게 하려고 해?"라고 묻는다. 아주 잠깐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할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고 계획한다.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생겨먹은 탓도 있고, 책을 읽고 글을 쓸수록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더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희망이 더욱 간절해지기 때문이다. 두 아들 모두 성인이 되어 독립할 만한 때가 되면 남편과 나는 조용한 지방을 다니며 6개월에서 1년씩 살아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도시의 북적거림이나 화려함이 부담스럽고 성공이나 부를 거머쥘 자신도 없다. 그저 건강하고 소박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할 만한 일을 찾아가며 하루하루를 평온하고 여유롭게 살아보자는 게 노후의 계획이다.



 올해는 내 나이 만 50이 되는 해이다. 7월 27일이면 만 50세 생일이다. 100세 시대에 인생의 반을 살았다고 생각하니 올해의 생일은 앞으로 남은 인생의 반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 가는 큰아들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 바로 내 생일이다. 그날 나는 나의 50대의 출발을 기념하는 의식을 계획하고 있다. 그날까지 다이어트로 5kg 감량을 할 작정이고, 두 번째 책을 쓰기 위해 자료 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즐겁게 일하면서 수입의 안정을 위해 논술 수업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준비 중이다. 7월 24일 제주도로 떠나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이 많아 마음은 분주하지만 내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애쓰는 내가 대견하다. 오늘 꽤 괜찮은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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