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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Aug 31. 2022

8월의 마지막날 일기

9월을 맞이하는 마음

 마지막은 아쉽고 시작은 설렌다. 50년 세월 숱한 마지막과 시작을 경험했는데도 그것을 대하는 마음은 무뎌지거나 가벼워지지 않았다. 끝에 서 있으면 후회와 안타까움에 마음이 찌릿하고, 출발선에 서면 한 발이라도 잘못 디딜까 조심스러워 몸이 떨린다. 그런 마음으로 2022년 8월의 끝에, 9월의 출발선 가까이에 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올해의 3분의 2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렸다. 12개월 중 8개월 겨울 봄 여름 세 계절을 보냈고, 이제 4개월 가을과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뻔한 표현이지만 이번 해도 참 다사다난했다. 네 식구 모두 코로나 확진으로 일주일 자가 격리를 했다. 큰아들은 군대에 갔고, 작은아들은 고3이 되었다. 엄마는 요양병원에서 점점 더 작아져가고, 큰언니의 건강상 문제로 가족 모두 불안해졌다. 여러 일들을 겪는 동안 우리 부부는 서로의 성실함을 격려하고 건강을 기원하며 평온한 날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었지만 돈을 벌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일에 더 많은 것들을 쏟았다. 그것에 대한 보답인지 일주일에 3일을 논술쌤으로 일하면서 수강생은 늘고 보수가 좋아졌다. 일에 대한 성취감으로 뿌듯하기도 하지만 돈을 버는 일은 언제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듦을 수반한다. 그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이면서도 읽고 싶은 책을 손에 오래 들지 못하고 진득하게 글 쓰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날들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이틀 전에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 이번엔 상금도 당선 기회도 많아졌다. 두번째 책을 출간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글쓰기를 절실함과 의지로 불러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논술 수업을 그만 하겠다는 문자에 서운했다가 수업 문의 전화 한 통에 안도의 숨을 쉬는, 이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직업의 세계에서 나는 과연 무작정 글을 쓸 수 있을까.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안내판도 가로등도 없는 길을 혼자 걷는 것처럼 막막한 일이지만 절대로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꿈의 열쇠 같은 것이기도 하다. 


 8월의 마지막날, 나는 8개월의 다이어리 속지를 정리하고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분량의 속지를 새로 끼워 넣었다. 가장 처음에 글쓰기 다짐을 쓰고, 그 다음으로 논술쌤으로서의 목표와 각오를 적었다. 그동안 바뀌었던 우선 순위를 돌려 놓은 것이다. 한동안 이유 모를 스트레스로 몸은 찌뿌둥하고 마음은 무거웠는데 그 원인을 이제 좀 알 것 같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의외의 방법 1가지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맛있는 것을 먹는 것? 휴가를 가는 것? 심리학자 로버트 엡스타인이 30개 나라 3만 명의 사람들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떻게 만성적 스트레스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원래 스트레스의 공격을 가장 잘 방어하는 것은 '자아 통제감'이다. 내가 하는 일, 공부, 인생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스트레스를 잘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내가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잡고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획을 세울 때 자아 통제감을 느끼게 되고, 그 자아 통제감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계획을 세워보자. 스트레스 없이 계획대로 되는 인생을 오늘 꿈꿔보자.

『하루 공부 365』 중에서


 가을의 시작 9월이 내일이다. 계획 세우기게 딱 좋은 오늘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아쉽고 후회스러웠던 일들은 지난 기록으로 마무리하고 올해 남은 4개월은 내가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잡고 새 페이지에 당당히 써내려가자.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몸과 마음은 계획대로, 꿈꾸는 대로 이끌어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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