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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Feb 02. 2021

중년 경단녀, 브런치 작가 되고 출간까지...

블로그에 매일 글쓰다 재취업하고 브런치 작가 되고 출간 앞두고 있다!

작가 지망생 눈이 번쩍!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우선 브런치 작가 신청하기


재취업 후 50여 일이 지났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과목을 가르치는 종합 학원이다. 학원은 일 년에 네 번, 중고등 학생들이 중간·기말 고사를 치르는 시기가 가장 바쁘다. 학생과 강사 모두 시험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10월 한 달은 2학기 중간고사 대비 기간으로 일요일까지 보충수업을 한다. 일을 시작한지 두 달도 안 된 나는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전날 밤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뒤척였던가 보다.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이 "괜찮아?"하며 나를 무척 안쓰럽게 바라봤다.


사실 내가 괜찮지 않은 이유는 학원일로 인한 육체적 힘듦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나서였다. 몇 주 전,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라는 홍보 문구에 심쿵했다.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 혼잣말을 하는데 맥박이 빨라졌다. 


10인의 작가를 선정해서 상금도 주고 출판사와 함께 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단다. 작가 지망생의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작가가 되기 위해선 원고를 완성해 출판사에 투고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와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기 위해선 우선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했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쉽게 기회를 줄 리가 없지. 찾아보니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물론 한 번에 작가 수락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10번 이상 거절된 사람들도 부지기수고 도전하다가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작가 신청에 필요한 자료
1. 작가 소개
2. 브런치 활동 계획
3. 참고용 홈페이지나 SNS 주소
4. 직접 쓴 글 필수! 브런치 저장글 또는 참고 글 확인 주소.


브런치를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고 핸드폰에는 앱을 설치했다. 수시로 브런치에 들어가 봤다. 작가들의 몇몇 글을 읽어보며 어떻게 하면 브런치 작가가 되고 출판 프로젝트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유튜브에서 브런치 작가 되는 법을 찾아 들어보기도 했다. 누군가의 말에는 '나도 할 수 있겠다'고 희망을 품었다가 또 누군가의 말에는 '아직은 안 될 것 같다'고 실망하기를 반복했다.


몸은 피곤하고 조바심이 났다. 매일 출근 시간은 빨리도 다가오고 밤 11시 퇴근 후엔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내일이 바로 코앞에 와 있었다. 그렇게 10월이 벌써 일주일이 흘렀고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마감일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브런치 작가 신청 자료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학원 수업 준비가 우선이니… 내 욕심을 이기지 못해 끙끙 앓았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도전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거절 멘트를 받게 되더라도 안달이 났을 때 시도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전이라도 해봐야 '안녕하세요, 작가님!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라는 축하 멘트를 기대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해보지 않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브런치 작가 신청 하루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2020년 10월 21일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20일에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5일 이내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해서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단 하루 만에 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학원에서 수업하다 무심코 본 핸드폰에서 합격을 알리는 브런치앱 알림을 보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아!"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강의실에 있던 아이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무슨 일인가 하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쌤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대!" 하며 행복해하는 내 모습에 아이들은 브런치 작가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와우! 쌤, 축하해요."라며 박수를 쳐 주었다. 


게다가 그날은 11시까지 있던 학원 수업이 8시에 끝났다. 이미 국어 시험이 끝난 고등학교 아이들 수업이 빠진 날이었다. 참 타이밍 기막힌다. 퇴근하던 남편에게 전화해서 브런치 작가 선정 소식을 알리니 당장 "축하 파티 해야지!" 했다. 남편과 기쁨을 나누면 두 배로 더 행복해질 것 같았다. 2020년 10월 21일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작가'라는 호칭을 공식적으로 듣게 되었으니 말이다. 


남편은 2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블로그에 글을 써 온 나의 부지런함과 성실성을 칭찬해 주었다. 나는 모든 영광을 그동안 나를 응원해 주신 블로그 이웃님들께 돌리고 싶었다. 매일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블로그 이웃님들의 공감과 격려 덕분에 바쁘고 힘들어도 글쓰기를 놓지 않을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할 때 첨부했던 글 세 편 모두 그동안 블로그에 써 왔던 글들이 바탕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 브런치에 작가 소개글을 올리고 브런치 작가 신청할 때 썼던 글 3편을 발행했다. 아직 구독도 없고 라이킷(브런치에서는 공감을 이렇게 표현한다)도 몇 개 안 되지만 앞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할 계획이다. 내 꿈인 책 출간과 강연자로서의 삶에 한 발 다가간 것 같아 가슴이 콩닥거렸다.  




한 번에 브런치 작가 되는 법! 4개의 질문합격을 부르는 답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하루가 지났다. 남편은 장난 삼아 나를 '이작가'라고 부른다. 브런치에 올린 제 3편의 글은 100명 정도가 봤고 구독자는 2명, 라이킷(공감, 좋아요)은 10개 남짓 된다. 아직 달라진 건 없다. 나는 여전히 밤늦게까지 학원 수업하느라 피곤하고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쓴다. 브런치보다는 블로그가 익숙하고 편하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려니 브런치에 올릴 글들은 신경이 좀 많이 쓰이는 편이다. 아무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은 가슴 뛰는 일이다. 브런치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도 좋고 언젠가 출간이나 강연 등의 기회도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으니까.


내 브런치 작가 신청서를 공개한다. 나처럼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기 위해선 4개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하나의 답변이 완성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단 한 번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으니 내 답변이 시험 족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01. 작가소개

작가님이 궁금해요.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284/300

아빠보다 키가 더 큰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20년 넘게 학원 강사로, 원장으로 지내다가 3년 남짓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49살에 학원 국어 강사로 재취업했습니다. 새벽 기상과 아침 산책, 요가를 습관화하고 독서, 영화 감상, 글쓰기로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블로그 1일 1포스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자로, 엄마로, 아내로, 딸로,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나를 성장시켰던 책과 영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브런치 작가로 공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02. 브런치 활동 계획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브런치에서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296/300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엄마로, 아내로, 딸로 살면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여자라서, 엄마인 탓에, 아내의 자격으로, 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일들, 그로 인한 상처와 아픔들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책이었고 나를 위로한 것은 영화였고 꿈과 희망을 품게 했던 것은 글쓰기였습니다. 제 글이 공감과 위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략의 목차 : 1. 나는 여자다 2. 나는 엄마다 3. 나는 아내다 4. 나는 딸이다 5. 나는 나다


03. 자료첨부

내 서랍속에 저장!

이제 꺼내주세요.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둔 글

또는 외부에 작성한 게시글 주소를 첨부해주세요.

선정 검토 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브런치 저장글

나는 나다 - 49살 재취업 도전과 성공... 그리고 일

나는 여자다 - 여자라서 더 깊이 공감하게 되는 영화 3편

나는 엄마다 -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며 도움이 되었던 책과 영화


4. 마지막 단계!

활동 중인

SNS나 홈페이지가 있으신가요?


작가님의 주 활동 분야나 직업, 관심사 등을 잘 알 수 있는 주소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https://blog.naver.com/juyongi


브런치 작가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글이겠지? 블로그에 쌓인 글들 중에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로 엮고 다듬어서 첨부했더니 브런치 작가 선정이라는 좋은 결과가 있었다. 2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써 온 블로그 덕분이다. 매일 쓰는 글이지만 브런치 작가라는 직함을 갖게 되니 글을 대하는 태도가 더 신중해졌다. 진정성 있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다. 이번 기회로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내 꿈이 더 확실해졌다.




어느덧 브런치 작가가 된 지 2개월이 넘었다. 고맙게도 구독자가 100명을 넘었다. 브런치북 하나를 만들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도 응모했었다. 내 브런치에 글이 26개가 쌓였다. 무엇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인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이 왔고 출간 계약서를 쓰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원고 작업 중이다. 중년의 경단녀에게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고 블로그에 쌓인 나의 성실성은 재취업 할 때 나를 표현하는 도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 이어지더니 그렇게 원했던 나의 첫 책 출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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