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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Jun 28. 2021

밥때문에 퇴사를 결정했다!

49살 재취업, 1년 만에 다시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읽고 쓰는 삶을 꿈꿨다.

첫 책을 출간했으니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그런데 집안일과 직장일에 밀려 자꾸만 읽고 쓰는 삶에서 멀어지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뿌듯함은 흐려졌다.

다시 일을 그만두고 

읽고 쓰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49살에 재취업, 1년 만에 나는 다시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전업 주부로 3년을 살아봐서인지 두려움은 덜하다.

얼마나 많이 읽고, 어떻게 잘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

읽고 쓰는 나의 생활이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여전히 학원일은 바쁘고 힘들지만 얼마 안 남았다는 희망으로 잘 견뎌내고 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힘차게 시작할 날들을 위해 내 몸과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른다.

내가 마흔아홉에 재취업을 하고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건 밥때문인지도 모른다. 4시까지 출근해서 5시부터 11시까지 6시간 수업이다. 점심을 먹고 출근하면 저녁 먹을 시간이 없다. 5분에서 10분 쉬는 시간에 무언가로 배를 채워야 하는데 배를 든든히 채우면서 간단히 먹을 만한 메뉴가 적당하지 않다. 


나이 50에 한 끼는 무척 중요하다. 

허기가 느껴지면 참기가 어렵다. 배고픔을 부여안고 6시간을 떠들다 보면 눈이 침침해져 글씨가 잘 안 보인다. 신경은 예민해져서 모든 감각의 날이 선다.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래 갈 수는 없겠다 싶었다. 



가장 그럴 듯한 퇴사 이유는 읽고 쓰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없는 저녁밥도 만만치 않은 퇴사 이유가 되었다. 건강을 해치면서 가족과 나를 돌볼 시간도 없이 일을 하는 건 내 나이에 바람직한 삶의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원 일을 시작한 이후로 살이 많이 쪘다. 저녁을 먹지 못하고 배고픔을 참고 일하다가 11시에 퇴근하고 폭식과 음주를 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버는 대신 나의 건강한 생활 습관이 무너졌다. 그래서 요즘 다시 건강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을 그만둔 후의 날들을 기대한다.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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