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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랄코튼 Dec 03. 2021

시험 시작

나의 난임 연대기_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우선 이 말부터가 시작이다.


"내가 시험관 시술을 하다니."


시험관 시술 시작 전부터

이 말은 계속 마음속에 맴돌았다.


우선 인공수정의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과

1달간의 휴식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시험관 시술 결정을 한다는 것은

마치 세트 구성처럼 턱 하니 한 번에 다가왔다.


시험관 시술을 위해 해야 하는 첫 번째,

과배란이다.


역시나 고날 에프 주사는 함께했고

과배란을 유도 주사약을 강하게 쓰고

배란 방지 주사도 맞고

난자 질을 높이는 주사도 맞고

주사도 무슨 주사인지 모르게

그냥 또 많이 맞았다.


배란 시기가 되면 채취를 하러 병원에 간다.


환자 팔찌도 채우고 전신 병원 복을 입고

침대에 홀로 누우면 포도당을 맞는다.


맞고 있다가 내 순서가 되면

터벅터벅 수액을 꽂은 채로 수술방으로 걸어간다.


아.. 수술실인가 싶은 밝은 조명을 마주하며

부인과 의자에 눕고 다리를 올려두면

간호사분들이 자리 잡는 걸 도와준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오시고 시작하자 말씀하시면

여러 가지 장비들이 준비에 쓰인다.

그리고 마취과 선생님이

수액이 꽂힌 곳에 전신마취를 하겠다고 선언하신다.

마주 보고 있는 간호사가

"눈을 편히 감고 주무세요~"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인가 두려워서 눈이 쉽게 안 감긴다.

'아휴. 모르겠다! 떨어서 뭐하니!'하고 포기하며

눈을 감았더니 회복실이었다.


회복실에서 깨어나 멀뚱멀뚱하고 있으면

간호사님이 들어오시더니 깨어났는지 확인하신다.

그리고 귀가할 시간을 알려주신다.


귀가시간이 되면 약간의 출혈이 비치는 몸을 이끌고

옷을 갈아입으러 간다.

그리고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남편의 손을 잡고 집에 간다.

그리고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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