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사의 호르몬 연주
나의 난임 연대기 _ 열세 번째 이야기
인공수정을 위해 두 주사기로
나의 배꼽 주변 통통한 뱃살에는
주근깨처럼 바늘 자국이 콕콕콕 늘어갔다.
한 주사는 고날 에프로 난포를 자라게 해주는 것이고
한 주사는 세프로 타이드 주사로 배란을 억제하는 주사로 알고 있다.
토요일인 배란일을 목표로
의사 선생님께서 섬세한 조율에 들어가셨고
난포 키우는 속도를 줄이고, 배란 방지를 처방하셨다.
새로운 세프로 타이드 주사의 등장에
몸에는 변화가 생겼다.
일단, 주사 바늘이 고날 에프보다 두껍다.
생긴 것도 대놓고 주사기처럼 생겼고,
그래서 배를 뚫고 들어가는 게 아팠다.
고날 에프는 '따끔해요~' 면 됐는데
세프로 타이드는 '압, 아프다.!' 했으니 말이다.
직접 약을 섞어야 해서 심적 부담이 더 크다.
손이 주사를 놓으면서도 덜덜덜 떠는 게 느껴진다.
무한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약을 넣는다.
맞은 부위가 산모기에 물린 듯 가렵고 붉은기가 돌고
잊을만할 때 건들면 다시 가려우면서도 아픈 통증이
생생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하체가 저리면서 몸살 기운이 생겼다.
아직 가임기의 시작이고, 다음 생리까진 2주나 더 남았는데 가슴이 아파진다.
자고 일어나면 가슴에 근육통 가득한 돌이 있는 거 같다.
마치 임신하면 나타난다는 가슴 증세와 동일하다.
아직.. 난포만 키웠을 뿐인데,
배란 억제를 하다 보니 임신한 줄 아는 건가.. 내 몸이?
마지막으로
두통이 시작됐다.
이건 두 번째 주사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고
배란이 임박해 오면서
이전과 달리 여러 난포들이 같이 자라고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이렇게 나의 시간적 여유와 의지와 상관없이
녹다운시키는 호르몬의 노예생활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이런 나의 축 처져있는 모습이 싫어
자존감도 내려가는 거 같다.
그렇게 3일이 지나
드디어 시술 전 날.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 병원에 갔다.
3일간 2개의 주사 세트를 잘 맞은 나 스스로
한 껏 기대를 하고 갔고,
준비가 잘 된 상태를 확인하게 되면
너무 기쁠 것 같았지만 일단 마음을 추슬렀다.
예전과 다르지 않게 초음파를 먼저 받으러 들어갔다.
헌데 앞사람이 초진인지
상담이 길어졌다.
간호사 선생님이 안 그래도
옷 갈아입고 있는 나에게
천천히 갈아입고 나오세요~ 하고
불 어둡게 꺼주시고 나가셨다.
아..?
그래도 앉아 있지 뭐...
굴욕 의자에 뒤가 트인 치마를 입고
방수포 위에 앉아
멍... 하니 있었다.
초음파 보는 기계에는
엄청 큰 콘돔 같은 게 끼워져 있었고
파란색을 띠는 젤이 조금 발려있었다.
오... 이런 거에도 콘돔을 씌우는구나...
이래저래 구경을 하다 하다
졸음이 왔다.
나도 처음엔 저렇게 길게 상담했었지.
저분도 잘 되셨으면 좋겠다.
지루함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쯤
문이 열리면서
의사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