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키우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다음날이 휴일인 오후
황금 같은 저녁에
친한 언니를 만나 감자탕집을 갔다.
맛있게 고기를 뜯은 후 간 2차 호프집.
개의 수명이야기가 나왔다.
언니의 개도 노견을 향해가는 나이이고,
내 개는 대형견이라 중소형견보단 수명이 더 짧은 편이다.
얼마 전에 다른 집 개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던 언니는
그 경험이 얼마나 참담했는지,
내 개라면 어떻게 버틸지 상상도 안된다고 했다.
난 한 번 겪어봤고,
그건 매우 끔찍하다.
우리 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큰 한 숨을 쉰 언니가
A : 근데 만약에 말이야, 우리들 개의 마지막이 아주 건강하고, 수명이 한… 많이 바라지도 않아 3년쯤만 늘어난다고 했을 때, 그 대가로 개똥을 먹어야 한다면, 난 기꺼이 먹을 거야.
내가 대답했다.
J : 아니 왜 하필 조건이 그래? 근데 개똥을 꼭 씹어야 돼? 그냥 삼키는 건 안돼? 삼키는 것까진 할 수 있어.
A : 흠… 씹어야 돼.
J : 그럼 난… 못해 내 개는 크잖아 똥도 커.
내 머릿속에서 내 개의 제일 작은 똥을 떠올리며 말했다.
A : 근데 넌 있잖아. 만약 진짜 그런 상황이 오잖아? 넌 개똥 그냥 아주 갈아 마실걸?
J : … 으웩
우리는 그렇게 개똥을 씹거나 삼키거나 갈아 마시는 얘기를 하며
아무렇지 않게 윙봉을 뜯었다.
Ps. 세상 모든 개가 건강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