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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검 Jun 14. 2022

눈 없는 나라에서 온 왕눈이에게

첫눈이 오는 걸 상상해 보았니?

반팔티 입고 야라 강둑을 거닐던

어느 초겨울 네 눈망울 같은 거야


온 세상 새하얀 눈을 본 적이 있지?

그땐 개구쟁이 소년처럼 몰래 눈을 뭉쳐

그녀 등에 휘익 던지고선 잽싸게 뛰어


추운 날 어깨 위에도 눈은 내리지

잘 맞지 않은 슈트에 목엔 직원 출입증이 댕글

악수를 청하는 여유까지

넌 지금도 근사해

네 어깨 위에 내려앉은 눈은 아마 따스할 거야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걸을 때면

잠시 말을 멈추고 집중해 줘

뽀드득뽀드득 네 발자욱

눈망울


밤새 쌓인 눈이 소복한 아침엔 두 눈이 동그래질걸.

아들의 꿈과 모든 소망이 이뤄지기를

멀리서 엄마가 기도한단다


2022 새해 너의 너털웃음 소리가

세상에 크게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의 가슴에도

행복과 사랑의 눈꽃이 피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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