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위한 시 / 마종하
딸을 둔 한 남자가 있다. 곱게 빗은 머리를 한 작은 딸. 남자는 하교한 딸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 재잘거리는 아이의 입을 보며 남자의 입가에도 연신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오롯이 딸바보가 되는 순간이다. 여느 부모들처럼 남자도 딸에 대한 바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냥 착하고 공부 잘하길 바란다는 것이 아니다. 남자는 딸이 '관찰'을 잘하면 좋겠다고 한다.
관찰을 잘하는 사람은 주변의 사물에 대해 잘 살필 줄 안다. 아이들에게 식물일지를 써오라고 하면 그림을 그리며 조금의 변화라도 찾으려고 노력한다. 오늘은 0.1센티미터 정도 자란 것 같다느니, 잔털이 좀 더 많아졌다느니. 이런 세밀한 것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뿐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촉수가 발달한다. 즉, 사람들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알 수 있게 되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자연히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게 된다. 더 나아가 공감능력이 커지게 된다. 남자는 그 대상이 무엇이든 관찰이 모든 사랑의 출발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관찰하지 않는 사람은 무신경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의 반응이나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독불장군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반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관찰력이 부족한 사람은 눈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그렇다고 타인의 눈치를 살피며 비위를 잘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출발이 관찰이듯 관찰의 출발 또한 사랑이어야 한다. 뛰어난 관찰력을 단순히 상대를 공격하는 도구로만 사용한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관찰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운동능력이 향상되듯 관찰을 연습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것이 보여야 많은 것을 사랑할 수 있다. 사랑하게 되면 더 많이 보인다. 관찰을 연습하자. 어느 날 사랑의 능력이 0.1센티미터 정도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딸을 위한 시 / 마종하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싸 온 아이가 누구인가를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https://youtu.be/W66 yxJVp5 OU? si=v7 jb9x9 xQrG5 K2 Kk
[성요한의 노래편지] 딸을 위한 시 / 마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