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원 / 니케북스
진정한 자유로움은 오직 이곳 사막에서만 가질 수 있었다.
모래의 위엄, 밤, 침묵, 바람과 별의 나라는 여기서만 소유할 수 있었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
간절히 원하는 걸 해야 할 이유가
하지 않아야 할 이유에 묻혀버리는 순간
삶은 팍팍한 사막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그렇게 우연이 다가왔다 p24
두려움도 모래바람과 같다.
몰려오면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어쩔 수 없다.
이 시련이 부디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제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한다.
등을 돌리고 돌아선다.
대부분의 모래바람은 곧 지나가지만, 어떤 모래바람은 한참 동안 휘몰아치는 경우도 있다.
영혼의 모래바람 p87
오로지 미지의 것만이 인간을 두렵게 한다.
하지만 일단 맞닥뜨리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미지의 것이 아니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
저 살아 있는 별들 가운데에
얼마나 많은 창문이 닫혀 있으며,
얼마나 많은 별이 꺼져 있으며,
얼마나 많은 인간이 잠들어 있을까.
서로 만나려고 해야 한다.
들판에서 드문드문 타오르는 이 불빛 가운데
몇몇과 마음이 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
반짝이는 순간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별처럼 빛나는 존재다.
다만 자신이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같은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다른 별을 부러워하며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별 하나만 가지고는 은하수라고 부르지 못하듯,
서로 반짝임을 주고받으며
함께 별 길을 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함께 걷는 삶의 은하수 p109
어쩌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봐 줄 때
반짝반짝 빛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서로를 믿으며 알아봐 주는 사람들과 부대껴 살아가며
두려움 없이 삶의 은하수를 걷는 거라고.
함께 걷는 삶의 은하수 p 113
사막 밤하늘에 빼곡히 떠 있는 수많은 별 중에서
나의 별을 찾는 것처럼,
수많은 삶 중 내게 맞는 최고의 삶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만약 찾았다고 할지라도 온전히 그 선택을 책임지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선택한 삶을, 내 안의 별을 따라
꾸준하고 끊임없이,
온전히 걸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내 안의 별 p172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우리는 우리가 맡은 역할을 자각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그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또한 평화롭게 죽을 수 있다.
생명에 의미를 주는 것은 죽음에도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
사막에는 길 표시가 없다. 하나로 나 있는 길 또한 없다.
모든 방향이 길이 될 수도,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막에서 길을 잃게 되면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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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파는 우리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노랫소리는 별만큼이나 뚜렷하게 우리의 길을 비췄다.
그렇게 우리는 별을 따라 걸었다.
길이 없다는 건,
모든 곳이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막 한복판에서 길을 잃다 p 186,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