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지도
한 잔의 커피가 주는 감동은
단지 추출 방식에만 있지 않아요.
바로 그 커피가 어디에서 자랐는지,
어떤 환경에서 길러졌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특히 필터커피는 원두 본연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섬세한 방식이기에,
어디서 온 것인지에 따라 맛의 결이 달라집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향기롭다, 산뜻하게 깔끔하다 라고 느꼈다면,
그 다채로운 감동의 절반은 어쩌면
‘산지’가 만들어낸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오늘은,
필터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대표적인 산지 다섯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커피의 기원지, 에티오피아.
커피의 시초로 불리는 에티오피아는, 그 자체로도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신성한 산지로 여겨집니다.
특히 고산지대에서 자란 에티오피아 원두는
독특한 향미로 유명한데요, 자스민, 라벤더 같은
플로럴한 아로마와 블루베리, 복숭아, 베르가못 같은
과일류의 산뜻한 향이 겹겹이 피어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복합적이고 가벼운 풍미에 있어요.
과하게 묵직하거나 씁쓸하지 않기 때문에,
필터커피로 추출하면 맑고 투명하게,
마치 과일차처럼 깔끔한 한 잔이 완성되죠.
또한 내추럴(건식), 워시드(습식) 가공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워시드 에티오피아는 깨끗하고 밝은 산미,
내추럴은 과일잼 같은 농축된 단맛을 지니고 있어
같은 지역, 다른 방식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커피를 만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만약 "나는 복잡한 향보다는
가볍고 우아한 커피가 좋아!" 하신다면
에티오피아는 언제나 실패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콜롬비아는 세계 3위의 커피 생산국이자,
스페셜티 커피의 기준점이 되는 산지입니다.
3,000m급 안데스 산맥을 따라 다양한 고도와
기후대가 형성되어 있어, 지역마다 미묘하게
다른 개성을 지닌 다양한 커피들이 생산되죠.
콜롬비아 커피는 일반적으로
밸런스가 탁월한 커피로 분류됩니다.
견과류의 고소함, 은은한 산미, 카라멜 같은
단맛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며,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 지역으로는 우일라(Huila), 나리뇨(Nariño),
토리마(Tolima) 등이 있으며, 특히 우일라 지역은
밝은 산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파일로 유명합니다.
필터커피로 추출하면, 콜롬비아 커피의
클린컵과 단정한 향미가 더욱 또렷해지며,
“이게 정석적인 커피 맛이구나” 싶은 안정감을 줍니다.
브라질은 단순히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 아니라,
전 세계 커피 블렌드의 기준이 되는
뿌리 같은 산지입니다.
낮은 고도, 따뜻한 기후, 기계 수확 중심의
대규모 농장 운영으로 타산지보다
바디감이 두드러지고 쓴맛은 낮은 편입니다.
브라질 커피는 일반적으로
초콜릿, 캐러멜, 견과류 같은 고소하고
묵직한 노트가 특징입니다.
산미가 강하지 않고, 텍스처는 부드럽고
둥글게 퍼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이죠.
필터커피로 추출하면 브라질 특유의 넓은
바디감과 구수한 단맛이 더욱 편안하게 드러나며,
우유 없이도 고소한 커피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대표 산지로는
세라도(Cerrado),
수우나 미나스(Sul de Minas),
모지아나(Mogiana) 등이 있습니다.
케냐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생동감 있는 향미로 주목받는 산지입니다.
높은 고도(1,500~2,000m), 화산성 토양, 그리고
슬로우 체리 리핑(slow cherry ripening)이라 불리는
천천히 익어가는 커피 체리가 고농도의 맛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테이스팅 노트는 블랙커런트, 토마토,
자몽, 붉은 과일류 이며, 입 안에서 맑고 강렬한
산미가 폭발하듯 퍼지는 느낌을 줍니다.
때문에 “과일폭탄 커피”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죠.
특히 케냐 커피는 필터커피용으로 최적화된 원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복잡한 향미가 필터 추출에서 또렷하게 살아나고,
시간이 지나며 맛이 서서히 열리는 구조도 매력적이죠.
‘AA’라는 사이즈 분류도 유명한데, 이는 크기 기준일 뿐
품질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AA 등급에서
향미가 좋은 커피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중미 지역의 보석 같은 산지, 과테말라는
부드러운 단맛과 적당한 산미, 바디감을 고루 갖춘
원두로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산지입니다.
주로 토피넛, 다크 초콜릿, 흑설탕 같은 고소하고
달콤한 향미가 인상적이며, 약간의 스파이스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덕에 입 안에서 풍미가 머무는 시간이 긴 편입니다.
과테말라 커피는 ‘밸런스가 좋다’는 말 이상의
구조적인 안정감을 가진 커피로 평가됩니다.
필터커피로 추출하면 깔끔한 첫 인상부터 단단하고
정리된 마무리까지, 아주 매끄러운 흐름을 보여줍니다.
대표 지역으로는
안티구아(Antigua),
우에우에테낭고(Huehuetenango)
등이 있으며, 특히 고도 높은 지역일수록
복합적인 풍미와 산미가 두드러집니다.
Edit ・ Jiwoo
Image ・ @brewingceremony @gocafein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