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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Feb 02. 2024

발리, 어디 살 건데?


아이와 발리에서 두 달 혹은 세 달을 살기로 결정하고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바로 유치원이었다. 발리는 호주에서 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온 가족들이 많은 탓인지 단기로(1일 단위) 받아주는 국제 유치원 같은 보육시설이 꽤 있었다. 몇 년 전부터인가, 해외 한 달 살기가 널리 퍼지면서 한국인들의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블로그에 '발리 유치원'이라고 검색하면 손쉽게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발리의 유치원 정보를 알 수 있다. 주로 사누르(Sanur) 지역에 있는 유치원들로, 가장 큰 장점은 1일 단위로 보낼 수 있다는 점과 사누르(Sanur) 지역이 발리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도보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한적하며 여유롭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나 역시 사누르(Sanur) 지역에 있는 유치원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다가 우연히 짱구(Canggu) 지역에 있는 유치원을 발견했다. 단기가 불가능하고 5주 이상부터만 등록 가능한 이 유치원에 끌린 이유는 사실 아주 단순하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랬다면 참 어이없는 이유일테지만 그게 나란 사람인 걸 어쩌겠는가. 사진 속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보였고 사진을 잘 편집한 탓이겠지만 시설도 사누르(Sanur) 지역 유치원보다 깔끔하고 좋아 보였다. 5주 이상만 등록가능하다는 점도 내겐 매력적이었다. 두 달을 온전히 한 곳에서 지내는 것이 목적인지라 유치원도 한 곳만 보낼 텐데, 매일 혹은 며칠 간격으로 같은 반 친구들이 바뀌는 어수선한 환경보다는 적어도 5주 동안은 같은 친구들과 안정적으로 교류하고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유치원 교사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며칠 단위로 바뀌면 한 명 한 명 특성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게 보통 부담이 되는 게 아닐 텐데, 세심한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적어도 5주 이상 다니 게 되면 교사도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좀 더 신경을 써 줄 여력이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이유로 짱구(Canggu) 지역에 있는 유치원으로 마음을 굳혔다.


유치원: The garden early learning center

              https://www.thegardenbali.com/


  문제는 숙소였다. 인도네시아 여행 카페에서도 짱구(Canggu)는 도보가 불편하기로 악명 높다. 요즘 가장 힙하게 떠오르는 지역이라 들썩들썩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그런 힙한 분위기와 서핑을 즐기기 위한 호주 장기 여행자들이 많다 보니 숙소도 뭐랄까... 아이와 함께 지내기에는 사누르에 비해 선택의 폭이 좁았다. 특히, 도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서 가까운 거리도 오토바이를 타지 않으면 이동이 어렵다는 게 가장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최대한 유치원 근처에 있는 숙소를 눈에 불을 켜고 뒤졌다. 에어비앤비에서 맘에 드는 숙소를 골라 구글 지도에서 다시 검색해 보았다.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내가 고른 숙소들이 에어비앤비에 리뷰가 많지 않아서, 구글 리뷰뿐만 아니라 연계된 예약사이트(아고다, 부킹닷컴 등)의 리뷰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에 표시된 숙소위치는 범위가 넓어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무조건 유치원에서 가까운 숙소를 구해야 했기에 숙소의 정확한 위치 확인은 필수였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쳐 총 3곳의 숙소로 좁혀졌다. 숙소 선택 조건은 이랬다.


유치원과 도보로 충분히 가까울 것.

유치원이 끝나고 아이가 놀 수 있는 수영장이 딸려 있을 것.

발리에서 최소 두 달 혹은 세 달(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치앙마이로 이동)을 머물 예정이라 1일 숙박 금액이 최대 5-6만 원 선일 것.

아이와 머물다 보니 배낭여행객들이 많은 숙소보다 좀 더 한적한 곳일 것.


내 선택을 받은 숙소는 다음과 같다.

Semat Raya village

     유치원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골목에 위치. 구글은

     물론 에어비앤비 평점도 좋다.

     https://maps.app.goo.gl/1R7hF3ePqEHzUGb98?g_st=ic

https://abnb.me/kDrt8YaRPGb


Sarang Comfort Stay

     유치원에서 도보로 5분거리 정도 떨어져있다.

https://maps.app.goo.gl/GRJF9Q2zkAwS2w3V8?g_st=ic

https://abnb.me/IBsK3DCRPGb


Berawa Living

    이 곳은 예산 한도에서 벗어나서 예약할 가능성은        적지만 숙소가 너무 마음에 들어 저장해두었다.            유치원보다 두 블록 정도 위에 있다.

https://maps.app.goo.gl/kebjs8MDx9xkh2LLA?g_st=ic

https://abnb.me/TgnVkE4RPGb



이제 남은 일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

지난 1년 동안 갑자기 팀장이 된 남편은 미국으로 캐나다로 베트남으로 자꾸만 불려 갔다. 3박 4일 정도 국내출장은 달력에 체크도 안 할 만큼 자주 집을 비웠다. 워낙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팀장이 되고부터는 갑자기

회사일에 과몰입하면서 퇴근도 늦어졌다. 퇴근하고 나서 육아와 집안일이 오롯이 내 몫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이런 마음의 부채 때문에 남편은 더욱 나의 발리행을 지지해 주는지도 모른다. 집에 자주 함께 해주지 못하기에, 어차피 해야 할 육아, 내가 마음 편하고 즐거운 곳에서 하라고. 그래도 걱정은 되는지 일종의 포상휴가 겸 현지답사 격인 발리여행을 승인해 줬다. 고맙게도 친구 한 명도 처음으로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나의 발리 답사에 동행해 주었다. 걸어 다니기에 헬이라는 짱구(Canggu)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2024년 1월 18일에 발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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