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직원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두어 채용공고를 냈다고 하자. 지원자가 2-3명 정도라면, 그 자리에 적합한 인재를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일단 검토해봐야 할 지원자가 많지는 않으니 특별히 바쁘지도 않다. 그러나 40-50명이 지원했다고 생각해보자. 일단 마음이 착잡하다. 그 많은 면접을 어떻게 다 진행할 것인가? 면접 후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원장과 총괄실장은 어떤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지, 채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런 사람이 면접 중에 스쳐간다면, 무조건 잡아라
1) 병원경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이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자
원장이나 중간관리자가 “본인이 생각할 때 병원경영에서 뭐가 중요한가요?”라고 묻자마자, 거침없이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질문은 총괄실장이나 경영실장을 채용할 때 자주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일반직원이 본인의 철학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아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면 엄청난 실력자다. 주인의식이 있고, 넓은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리더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당장 연차가 낮더라도 미래가 촉망한 사람이다. 평소 이런 종합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지원자라면, 우리병원으로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
2) 첫인상만으로 원장과 중간관리자의 표심을 만장일치로 잡은 자
많은 연구에 의하면, 우리의 뇌는 1/10 초도 안 되는 눈 깜짝할 시간에 이미 결정을 내린다. 첫인상으로 채용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채 1초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만큼 첫인상이 주는 임팩트가 강하다는 것이다. 첫 1/10초에 승부가 안 나도, 그 뒤 4-5분 내에 당락이 결정된다. 물론 이렇게 해서 채용된 자가 나중에 알고 보니 엉망인 경우도 간혹 있다. 확률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5분이 지나면 그 이후에는 좀처럼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 남은 시간은 그저 자신이 옳았음을 확인할 뿐이다. 첫인상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러나, 원장과 중간관리자 모두가 만장일치로 10점 만점에 10점을 준다면, 그 지원자는 고객의 마음도 인상적으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3) 말이 전부가 아니다. 표정, 목소리, 눈빛, 손짓이 아름다운 자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말 자체는 커뮤니케이션에서 7퍼센트만 차지할 뿐 나머지 93%는 목소리와 몸짓이라고 한다 (목소리38%, 몸짓55%). 자기 특유의 제스쳐와 화법으로 상대방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스타일은 표정이나 목소리 눈빛 또는 손짓 등이 남과는 차별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소위 소통의 고수라고 보면 된다. 대화가 원하는 방식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그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다.
4) 말보다는 행동이, 행동보단 과거 이력이 증명된 자
위 4개 방법 중, 가장 신빙성 있고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지원자가 속이 꽉 찬 사람인지,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인지 가끔 판단이 힘들 때가 있다. 말 보다는 행동이, 행동보단 과거 데이터가 많은 것을 증명해준다.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고 싶은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더군다나 채용 포지션이 무게 있는 중간관리자 자리라면,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다.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이전 직장에 연락을 취해보자.
이런 사람들은 되도록 놓아라!
1) 관련질문이 아닌데 자신이 특정영역에 자신있다고 말하는 자
지원자에게 a에 대해서 묻고 있는데, 갑자기 생뚱맞게 저는 b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말하는 지원자가 있다. 이런 사람은 많이 믿지 말자. 그렇게 굳은 확신을 하는 사람은 자기 어필용으로 자신을 포장하려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참고하자.
2) 이전병원을 험담하는 자
기회만 나면 이전 병원이나 원장을 험담하는 지원자는 채용을 일단 보류하자.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우리병원도 그만두고 욕할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주된 특징은 앞과 뒤, 겉과 속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정말 제대로 뒤통수 얻어맞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3)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
얼핏 들으면 병원이 갈망했던 만능인재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바로 이 사람이란 생각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은 팀워크가 부족하고 이기적일 확률이 높다. 즉, 다른 직원들과 쉽게 융화되어 병원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자가 아니다.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금새 퇴사하기 쉽다.
4) 일은 잘하는데 성격이 좋지 않거나 리더십이 없는 자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100% 파악하기엔 시간이 짧고 정보가 제한적이다. 즉, 원장과 총괄실장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항상 충분한 정보와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다. 현실이 그렇다. 대화를 통해 이 사람이 부지런한 성격의 소유자인지, 모든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둥글둥글한 사람인지, 학창시절 반장, 회장, 임원 등의 경험이 있는 지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
5) 병원에 너무 이질적일 것 같은 자
스펙이 완벽하여 누가 봐도 우수한 인재가 있다. 그런데 병원의 직원들과 비교했을 때 그 동안 생활해 온 환경이나 문화가 너무 다르다면, 정말 아쉽지만 보류하자. 이런 자는 선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기와 질투를 많이 사는 것은 물론, 적응을 못해 본인도 많이 힘들어 할 소지가 다분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