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차에 걸친 나비 관찰 프로그램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바람이 선선하고 볕이 뜨겁지 않아 바깥 놀이하기에 금상첨화인 날씨였지만, 나비가 활동하기에는 그리 좋은 햇살은 아니었지요. 2주 전에 비하면 나비 종류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배초향 꽃향기는 여름 열기와 함께 사라졌고, 원색의 화려한 백일홍 꽃도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지만, 파스텔 톤 보랏빛의 층꽃나무 꽃이 은은하게 우영팟의 품격을 높여줍니다. 여름 꽃이 많이 지고 난 뒤라 그런지 작은멋쟁이나비, 큰멋쟁이나비, 호랑나비, 제비나비와 같이 덩치가 제법 나가는 나비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남방노랑나비, 극남노랑나비, 배추흰나비, 줄점팔랑나비들은 드문드문 관찰됩니다.
게다가 가을이 깊어가면 더 자주 볼 수 있는 뾰족부전나비와 네발나비는 바늘엉겅퀴에 사이좋게 모여있고, 버들마편초 줄기에 번데기 자리를 틀었던 배추흰나비는 이제 막 우화했는지 다소곳하다 못해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종류는 줄어들었지만 가을 나비들도 제법 볼 만하답니다. 올해 마지막 태생인 산호랑나비 애벌레와 알들이 당귀 잎에서 잘 자라는지 당분간은 우영팟 주말 나들이를 이어가야겠습니다. 몇 개 안 남은 늙은 호박도 눈에 밟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