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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May 30. 2020

아름다움을 쓰다.

무산 허회태에 대하여.

"나는 벽면에 걸려 있는 묘한 형태가 쓰여진/그려진 작품을 보고 있다. 그것은 회태의 <천년의 품속>이다.... 지금 나의 머리 속에 떠오른 한자들은 천天  정丁 하下  간干  십十....이다. 뭐시라? 허회태가 천千자를 잘못 쓴 것이 아니냐고요?" 이 언급은 40여년간 한문서예의 5체를 두려 섭렵하고 이에 정통한 무산 허회태가 2005년부터 발전시켜온 그의 독자적인 서법을 두고 이모그래피라는 용어를 짓고 글을 써준 평론가 류병학의 첫 마디다.

- 천.지.인 파사칼리아 무산茂山 회태의 이모그래피의 세계/김복영 한국조형예술학회장 전홍익대교수의 글중에서.



이모그래피의 창시자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인 무산 허회태 선생님의 작업실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이모그래피(Emography)란, 글자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의미를 담아 그 글자를  회화화 시킨 현대미술과 서예의 새로운 분야이다.  이모그래피는 칼리그래피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칼리(칼로스 Kalos 그리스어)란 아름답다라는 뜻의 의미로 글자를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칼리그래피는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글자이나 무산의 이모그래피는 이모션(Emotion) 즉 감정을 담은 글자라는 뜻으로 미적 감정(aesthetic emotion)을 위해 쓰여진 미서(美書)라는 뜻이다. 무산의 작품세계는 서예에 국한된 것이 아닌 우주적 에너지와 생명을 불어넣는 융합예술로 화선지 위에 영혼을 울리는 한 획을 긋는 붓질로써 세상이 변화하는 형상을 담아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산 선생님의 글은 시원하여 맑고 굵직한 그리고 간결한 구도와 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현재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쿤스의 미술평론과 전시 서평을 써왔던 세계적인 미술 평론가인 Tatana는 독일에서 직접 작가의 작업실에 찾아와 작품세계를 논하고 그의 평론을 쓰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에서 가진 개인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유명 뉴스의 보도와 함께 미국 등에서는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순회전시를 하였으며 유럽 등지에서 많은 전시회를 가진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이며 서예가이다.



시간 속에서 의미를 둘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은 것

삶이라는 시간의 체로는 아무것도 건져 올릴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대와 나

몸과 마음을 다한 共鳴(공명)

-작가 노트 중에서



선생님께서는 자본의 힘에 흔들려 자신의 색을 잃고 있는 작가들이 많아진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하신다. 기울이던 소주 잔과 함께 장자(내가 좋아하는 철학서이건만 선생님도 좋아하셔서)에 대해 논한 뒤 찾아간 먹내가 가득한 작업실에서 마시던 따듯한 커피는 달콤했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작품들을 하나씩 꺼내어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 주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함께 해 주신 세계일보 대기자님께도 감사함을 전한다.


붓의 크기와 무게는 일반적으로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길고 무거웠다. 그 무거운 붓으로 단숨에 내려쓰는 글에는 작가의 온 몸의 氣와 혼이 담겨 있는 글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은 전각도 하신다.
채색한 한지에 직접 손으로 작품에 맞는 글을 쓴 후 그것을 다시 말아 높낮이가 다르게 풀로 붙인다.그리고 그 위에 특수물질을 발라 제작한 작품들이다.
웃음 - 허회태

작가님께서 자꾸 크게 웃으라시어 너무 크게 웃었더니 나의 웃음소리가 경망?스럽기 그지 없다. 독자님들의 양해를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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