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새벽은 바람이 거칠다. 이 곳의 하루는 일찍 시작하여 일찍 마치게 된다. 건강한 식단과 건강한 삶.
오후 세시쯤 도착한 방주교회. 친구의 추천으로 한 번은 들러보고 싶었다. 세찬 바람과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 속에서도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아~ 여기 애완동물 출입금지입니다. 차에 두고 오세요. 예배당에서 만난 관리 아저씨는 배낭 속에 있는 감자를 보자 조금은 정이 없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는 무시한 채로 교회의 외부를 걸었다. 모든 사람들을 잊은 채 나만이 존재한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물에 비친 교회 건축물은 작고 소박하며 따스함이 가슴으로 밀려왔다. 바람의 지나가는 발걸음은 교회를 둘러싼 물속을 통해 고스란히 볼 수 있었으며 흐린 하늘 또한 물속에 잠겨 있어 마치 두 개의 하늘 사이에 내가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또한 그 모습은 마치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를 연상케 하였다. 양수 속에서 안락하고 편한 모습으로 유유히 유영하는 교회. 그것은 모두 세속에서 지친 영혼들을 위해 맑게 춤을 추게하셨다. 바람에 흔들리는 물은 나를 지켜주는 양수이며, 종교적 건축물은 태어나기 전의 순수함을 갖추었던 태아의 상태를 떠올리게 하였다. 그것은 종교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숭고함과 안락함을 의미이다.(그러나 나는 종교가 없다.)
오랜만에 행복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교회 안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눈을 감은 채로. 나와 내가 만날 수 있던 그곳을 또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제주의 집으로 돌아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