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별일 아니었다.

by Celine

돌아보면 별일이 아니었다.


혼자의 삶을 선택한 것도 지금의 생활을 선택한 것도 나 라는 자신이었기에.


나는 늘 자신을 헐뜯는다.

그날 거기서 왜 그런 말을 했었을까? 조금 더 격식에 맞는 행동을 하지 못했을까?

숱한 후회의 연속이다. 그리고 잠자리 들기 전 한 주먹의 약으로 나 자신을 위로? 한다.


토요일 십 년이 넘도록 보지 못했던 지인의 얼굴을 마주하였다. 갤러리 밖에서 딸을 기다리며 서성이는 그녀의 얼굴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반가움과 설렘을 가슴에 품고 그녀를 향했다. 우리 둘은 꼭 안고 흘러내리는 눈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삼십 대부터 늘 내 곁에서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특별한 사람입니다. 세련된 사람입니다를 주문처럼 내게 해 주었던 그녀.


그런 그녀가 이사를 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그녀도 나처럼 늦은 나이 마쳐야 할 공부를 마쳐야 했기에. 몇 년 후 그녀에게 연락이 왔었다. 아이들도 대학에 입학을 하였고 자신은 한국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이다.


우린 나의 언니 집에서 만나 밀린 수다를 풀고 헤어졌었다. 그리고 십 년.


고맙게 잘 성장해 준 이쁜 딸과 함께 갤러리를 찾아 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세 점의 그림에 빨간 스티커를 붙여 주었다.


늦은 시간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 나를 돌아보았다.

늘 모자란 사람이라며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내가 보였다.

개막식날에도 나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찾아와 주셨던 지인들. 그리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었던 친구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돌아보니 내 삶의 질곡들과 노스탤지어들은 별거 아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한 내가 늘 서늘한 심장을 갖고 있었다는 어리석은 답을 가지고 살았던 것이다.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모든 것은 나 스스로에게 있으면서 그 해답의 결과를 나는 내 자신에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이다.


어른이 되는 방법과 누군과와 함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어른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이 그냥 물리적으로 어른이라는 자리에 있게 된 나! 그래서 벅차고 힘들었다. 살아가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


넓게가 아닌 좁고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길 참 잘했다. 그리고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과 함께라면 세상은 아직 살만하기 때문이다.


돌아보니 별일 아니었던 많은 시간들! 그 시간들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던 어리석었던 나!


나에게 여유를 주기로 했다. 엄격하기보다 관대하게. 타인에게 그렇게 하였듯!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녀를 보는 순간 나의 별일은 별일이 아닌 것으로 변해 버렸다.


<오르페우스의 머리를 들고 있는 트라키아 소녀/귀스타브 모로/oil on canvas/1861/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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