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들어갈 생각이 없는 듯하다. 전에 지내던 보금자리가 그리운지 뱅뱅 돌기만 한다. 최애 간식으로 유혹을 해봤자 소용이 없다. 그런 감자를 바라보며 나에게 집이란 것이 무엇일까 문득 또 잡생각에 사로잡힌다.
시골에 아직 남아 있는 오래된 아파트. 서울에서는 비빌 정도의 작은 공간 그리고 아들은 오피스텔로 딸은 여름쯤이면 캐나다에 또 작은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살아가야 하기에 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다. 생의 비용이 적잖이 들어간다 생각하니 참 씁쓸하다. 중요한 사실은 고비용에 비해 나의 맘 편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아들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독립하고 나니 집이 텅 비었다. 마음도 텅 비어 버렸다. 며칠 전엔 친구를 불러 아들 방에서 재웠었다. 하루를 감자와 둘이 보내고 있다.
7살이 된 내 사랑감자와 함께.
집이란 혼자도 좋지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부쩍이던 그때가 그립다. 올해만 잘 보내고 내년쯤엔 아들과 제대로 된 공간에서 편히 발 뻗기를 바라본다.
공간의 여유 따위는 필요 없다. 그냥 사람 냄새 살아가는 냄새가 그립다. 감자가 새로운 공간이 낯설듯 나에겐 이 익숙했던 공간이 어색하다.
가끔 여행을 할 때면 새로운 공간이 주는 설렘으로 힘을 받곤 한다. 그것은 내가 머무를 곳이 아닌 잠시 들를 공간이라서 일까? 그 설렘은 공간이라는 주체는 같으나 의미가 다르다. 여행도 할 수 없는 요즘은 그 짧고 강력한 공간의 설렘을 느낄 수도 없으니 나는 어느 공간에 있어야 할지 깜깜하다.
감자가 새집에 익숙할 때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게도 이 텅 빈 공간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