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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Nov 15. 2019

새로움과 익숙함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그토록 즐겨보던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화면 속 인물들의 익숙함이 사라지고, 시대가 변하며 새로운 인물들이 화면을 채운다는 그 낯 섬이 나를 영화로부터 멀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수록 편협해진다. 나의 나이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모습이 되었을까? 아직은 사회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사람으로서 그 책무를 다 할 수 있는 나이건만. 책을 읽을 때도 전체를 다 읽지 않고 나에게 공감되는 부분만 읽게 되고, 영화를 보아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를 주로 보게 되며, 카페도 가는 곳이 늘 정해져 있다. 마시는 것도 늘 아메리카노.매주 서울 집을 향하는 길도 늘 같은 길만을 고집한다. 나는 매우 도전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었고 새로움에 가슴이 설레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지금 사라지고 없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비록 온전한 정신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낯 섬에 가슴이 설레었었건만. 그때의 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이 아침 갑자기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나의 마음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과 같이 갈 일을 잃은 섬과 같이 느껴진다. 익숙함에도 처음에는 분명 새로움이 존재한다. 새로운 것이 곁에서 오래 머물면 결국 익숙해지는 것임을 알면서도 나는 요즘 새로운 것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이 두렵다. 사람이 더욱 그렇다.




https://www.youtube.com/watch?v=DV-V-ftDNqQ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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