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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Nov 30. 2019

사라진 턱선 이야기.

별 다방에서.

      실제 내가 정신과 약을 먹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어제 친구와 동네 별 다방에서 가베를 한 잔 했다. 그녀는 나에게 "어 이쁘다 사진 찍어 줄게"하며 손전화기를 꺼내 이리저리 찰칵찰칵 찍기 시작했다. 잠시 후 찍은 사진을 한참 바라보던 그녀가 나에게 하는 말


"야~~ 너 턱선이 사라졌어!!"


나는 크게 한 바탕 웃으며 그녀에게 한 마디하였다.

" 너도 나처럼 미친 약 먹어 그럼 턱선 금방 사라져. 부러워서 그러지? 그런 거 자꾸 가지고 다니면 못 써. 사라진 턱선 수배를 할 수도 없고 참!"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나는 어릴 적 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스키니 청바지에 운동화가 잘 어울리는. 그런데 작년 이맘때쯤 정신이 제대로 알쏭달쏭해지기 시작하더니 몸상태까지 알쏭달쏭해져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적절히 잘 가리고 다닌다. 지난여름 내가 입던 옷들을 모두 쓸어 담아 언니에게 가져다주었다. 옷들을 바라볼 때마다 자꾸 슬퍼졌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그 옷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이 자꾸자꾸 떠 올라서.


잠자리 들기 전 그녀가 한 말이 다시 생각났다.

"야~~ 너 턱선이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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