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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Dec 02. 2019

자기고백서.

나는 잘하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잘하는 것이 없습니다.


방하나도 정리 할 줄 모릅니다.

컵하나도 치우지 못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해 늘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강아지들 산책도 시키지 못 합니다.

강아지 오줌 똥도 치우기 귀찮은 사람입니다.

사람만 보면 짖고 무는 쿠키를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고 싶은 맘이 불쑥불쑥 생기는 나쁜 보호자입니다.

그리고 요리도 할 줄 모릅니다.

냉장고 청소를 가장 못하는 사람입니다.

옷정리도 할 줄 모릅니다.

가방 정리도 할 줄 몰라 행거에 그냥 걸어놓거나 마구 구겨놓는 사람 입니다.

사람과 어울리기도 할 줄 모릅니다. 특정인은 빼구요.

호기심이 많아 그것의 뿌리를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결국 스스로를 괴롭히고야마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에겐 당연한 숨쉬기도 못 합니다.

운전할 때는 가끔 욕설이 저절로 나오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버스를 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선 애기가 되어 버리는 이상한 사람입니다.

가족들에게 언젠가부터 짐이 되어 버린 사람입니다.

부모님께 살가운 인사하는 것이 이제는 귀찮아져 버린 사람입니다.


무엇보다도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자기욕심만 채우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의 안부를 묻는 이들에게 내 눈치를 보게하는 짐짝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혹여 내가 세상을 떠난다 하여도 유서 한 장 남길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 내가 가장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종일 침대에 누워 있는 것과 바보같은 행동으로 주위를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NOTE.

나는 새중에 까마귀를 가장 좋아합니다. 사진은 오사카 하늘을 날던 까마귀 떼입니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나의 글을 캐나다에 있는 동생이 본다면 그녀는 또 화를 낼것입니다. 나는 그것도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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