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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Sep 12. 2023

내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저

어느 모임에서 수줍게 '저 사실 북리뷰하는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호호호'라고 말했을 때 사람들이 반응은 뜨뜻미지근 했다. '아 그래요'하며 각기 자기 카톡을 확인하던 사람들 중 누군가 '오! 이 계정 최인아 책방이 팔로워 하네요 대박!'라고 외치자 사람들이 '그래요??!!'하며 하나둘 내 계정에 팔로우를 눌러주었다. 최인아책방. 이름은 익히 들어알고 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최인아님 감사합니다. 그때 선릉 쪽을 보며 크게 절했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꼭 그 책방 한번은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여의도에 서식하는 평일 서울러로써 죄송하게도 그때부터 가겠다고 했던 그 책방을 아직 못 가보고 있다. 여의도에서 강남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멀고도 험난하다. 그렇게 이름으로만 접하던 그 분을 드디어 책으로 뵙게 되었다.

그리고 최인아책방이 어떤 부분에서 다른 책방들과 달랐는지, 최악으로 책을 읽지 않는 세대 가운데 그가 어떻게 책방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은 제일기획에서 시작했던 저자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그가 어떤 마음으로 소위 광고쟁이로 살았는지, 그런 그의 인생에 일은 어떤 의미인지. 또 그가 책방을 운영하며 수많은 북토크를 진행하며 얻은 삶의 인사이트에 대해 적고 있다. 그는 어쩌면 제일기획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임원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포기하고 또 다른 삶을 살기로 결정했는지, 새로운 삶의 여정에서 만난 책과 저자들. 그리고 그 재미는 어떤 것인지 들려주는데 소소한 이야기들이 꽤 즐겁게 읽힌다.


나도 언젠가 책방을 하고 싶다. 현실은 정반대이지만 여튼 그렇다. 내가 왜 책방을 하고 싶을까? 라는 질문 앞에 선 적이 있다. 나 답게 살고 싶어서. 복잡한 게 싫어서. 책이 좋아서. 책을 소개하는 건 내가 잘하는 일이어서. 등등의 대답이 나오는데 비슷한 대답을 할 줄 알았던 저자의 대답은 의외다.


그러니까 일을 한다는 것은 생계를 해결하는 방식뿐 아니라 내 인생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김영민 교수도 ‘일하지 않는 시간이란 무료하기 짝이 없어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하잖아요. 젊은 여러분께는 얼마나 공감이 가는 얘기일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기억해 두세요. 시간은 오직 줄어들 뿐 늘어나는 법은 없다는 것, 아무리 보톡스 주사를 맞고 주름제거 수술을 해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전자책 p.18 )


그는 제일기획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일한다.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그는 열심히 일한다. 이 삶의 태도가 내겐 꽤 도전이 되었다. 늘 도망치려고 했던, 언젠가 올 자유를 꿈꾸며 살던 삶에 그는 꽤 큰 돌을 던졌다.


일의 핵심, 전문가, 태도, 시선 등 꽤 다양한 관점에서 일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문득 내 삶을 돌아보았다. 늘 책으로 도망쳤던 마음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조금은 부끄러웠고, 조금은 용기가 났다. 나 어쩌면 꽤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머지 않은 시일에 꼭 책방을 방문해 볼 계획이다. 최인아님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만난다면 꼭 이야기해 드리고 싶다. 감사하다고. 덕분에 나 다시 일하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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