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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Nov 14. 2023

이런 사람 하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 변진서 저

개인적으로 진서님이 운영하는 유튜북의 초기 구독자이자 팬이다. 지금 이 북스타그램을 운영하게 된 계기도 유튜북이기도 했고(어쭙잖게 북튜브도 해보려다 그건 포기..) 처음 북튜브를 운영하며 단순히 회사원으로 자기를 소개하던 진서님이 어떻게 인플루언서로 성장했는지, 꽤 먼 거리지만 응원하며 지켜본 1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책이 나왔다. 사실 이건 내용의 유무를 떠나 내 입장에선 사서 사인받아야 하는 책이다. 나만 알던 유튜버, 나만 알고 싶은 인플루언서가 이렇게 성장해 있다니 팬으로서 느끼는 뿌듯함과 아쉬움 뭐.. 아 이런 걸 덕질이라고 하는 건가.

해외출장 중이라 꽤 오랜 시간 집을 비운 탓에 한참 전에 도착한 책을 이제야 열었다. 그리고 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읽었다. 개인적으로 책은 쉽게 읽혀야 한다고 믿는데 너무너무 좋은 책이다. 저자의 삶에 대해, 진서님이 그리는 삶의 방향에 대해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한 방향으로 그려나가는, 읽는 내도록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었다.

고백컨대 사실 진서님에 대한 오해가 좀 있었다. 여느 슈퍼셀럽에 해당하는 예쁘고 끼 많은 사람. 그런데 책에서 보이는 진서 님의 모습은 단편적으로 인스타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금속재료공학 전공, 무명배우 10년 그리고 책을 통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쭉 놓인 고속도로 위를 달렸을 것만 같았던 사람이 사실 우리와 같은 울퉁불퉁한 길에 놓여있던 평범한 사람 중 하나라는 걸 발견하게 될 때 기분이 묘해진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허투루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괜한 포장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된다.

언젠가부터 유행한 주문. '가슴이 뛰는 대로 살라'는 이야기에 대한 편견이 내겐 있었다. 20대는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렇게 살 때에 가져오게 되는 성취에 대한 결과가 필요한 나이지만, 30대가 되고 이제 너도 사회에 정착해야 할 시기임에도 여전히 '가슴이 어쩌고'하며 자꾸 다른 인생을 꿈꾸는 이들이 조금은 답답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들을 꿈돌이라고 불렀고 이제 그만 네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진서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괜히 떤 입방정에 이불킥을 시작했다. 

사실 그건 내가 판단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그가 꿈을 좇든 돈을 좇든 그건 그의 삶이고 나는 가만히 지켜보든 응원하든 하면 될 일이다. 혹시 아는가. 그가 정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새 삶을 살아낼는지. 그리고 나는, 그 도전의 자리에 가지 않을 거라고 감히 확신할 수 있는가. 지금도 이렇게 다른 삶을 꿈꾸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유튜북의 주인답게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책을 매개로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렇다. 책은 우리에게 자기 계발을 제외하고도 너무 많은 것을 전해준다. 삶의 태도, 지혜, 관계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만과 편견>, <페스트>, <변신>, <아티스트 웨이> 등 그가 인용하는 책들을 통해 이야기되는 삶의 모양들이 자연스레 풀어지는 게 함께 책 읽는 사람으로 괜히 뿌듯하고 좋았다.

대한민국에 책 읽는 사람 별로 없다고. 그래서 책 관련 콘텐츠는 한계가 있다고 그랬다. 그런데 그 한계를 계속 부수어 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여기 있다. 그래서 진서 님의 내일이 어떨지 더 많이 기대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런 모델이 우리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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