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김상현 저
이 책도 베스트셀러란 데서 본지 제법 된 책 같은데 이제야 꺼내들었다. 베스트셀러 칸에 꽂혀있는 이런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제목으로 둔 책들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누구나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가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럴 때 이런 이야기들은 꽤 따뜻하게 전해진다.
시크한 척 하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사람을 살게 하는 건 사람이다.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온기, 네가 틀리지 않았다는 지지와 위로 그리고 결국 너는 해낼 것이라는 응원이 누군가를 살게 하고 정말로 해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책은 그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응원에 관한 이야기이고 내가 오늘 마땅히 내야 할 힘에 대한 이야기다.
‘너도 책 한 권 써보는 게 어때?’라는 이야기를 꽤 오래전부터 들었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쉽지 않다. 책쓰기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은 각오가 되어있지만 내 책이 나온다고 하면 누군가 빙긋이 웃으면서 되묻고야 말 ‘네가?’라는 물음이 두려웠다. 지금도 그렇다. 가끔이지만 요청받는 각종 주제의 강의들을 굳이 SNS에 떠벌리지 않는 것도 누군가 등 뒤에서 쏘아 올릴 ‘네가?’라는 이야기가 두려워서이기도 하다.
어떤 업에 종사한지 10년이면 전문가라고 한다. 비영리 마케팅 15년 차임에도 아직까지 내가 무얼 잘하거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퍼스널 브랜딩이 대두되며 이런 겸손의 미학(?)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러고 나니 언젠가부턴 이런 걸 쉬하지 못하는 내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조금 더 당당해도, 조금 더 내 콘텐츠에 자신을 가져도 괜찮을 텐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불안감은 '스스로 느낀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보다 늦어서, 다른 사람만큼 못하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 것 같은 데와 같이 모든 중심과 초점이 타인에게 가 있으니 흔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잡초는 항상 그래왔습니다. 나 여기 있다고 뽐내거나 티 내지 않고, 어디서든 꿋꿋하게 자라났습니다. 아무리 뽑히고, 밟히고, 흔들리고, 맞아도 제 속도로.(전자책)
책을 읽으며 계속 ‘나’를 떠올렸다. 내가 행동하는 기준은, 내가 살게 하는 것들은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생각하고 곱씹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쓸모’가 되는 삶을 이야기하던데 남의 쓸모가 되기보다 지금 오늘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또 생각했다.
결국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누군가 손가락질하더라도 순간일 것이며 그들에게 나는 결국 잊히고 말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나로 존재한다. 굳이 무엇인가를 해내지 못하더라도, 다른 이의 기준에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나는 나이며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