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혼자서 자게 해야 한다 vs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안아보겠나
육아라는 건 정답은 없고 모든 게 애바애지만 우리 부부도 참 이 두 갈래길에서 많이도 다퉜다.(다퉜다기보단 얘기를 많이 했다. 결국 언제나 지는 건 나지만 ㅠ)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주말부부로 지내는 동안 아이를 재우는 건 오롯이 아내의 몫이었기에 모든 건 아내의 뜻대로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울던 아이는 혼자 잠드는 것에 적응해 갔고 눕혀놓고 토닥토닥한 뒤 방문을 닫아도 아이가 자는 기적을 우리는 한동안 누릴 수 있었다.
아이가 돌을 지나면서부터 밤의 풍경은 조금 달라졌다. 저도 좀 컸다는 시위인지 아이는 내 목을 잡고 놓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함께 침대에 누웠다. 다행인 건 안아줘야만 잠들 줄 알았던 아이가 곁에 눕기만 해도 스르르 눈을 감아주었다. 그렇게 아이가 잠들 때까지 나란히 누워 노래를 불렀다. 자장가부터 시작해서 아이를 향한 축복송 메들리까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노랫자락에 어느 순간 목이 잠기기도 하고 같은 구절이 몇 번이고 반복되기도 했다. 이런 아빠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어린 심장이 가슴속에서 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나도 덩달아 볼륨을 낮추고 이윽고 깊어지는 숨결을 까만 방에 두고 나온다.
처음에는 짧으면 10분 길면 한 시간도 더 되는 이 시간이 그렇게도 길고 지루할 수 없었다. 차마 애가 깰까 휴대폰도 함부로 못 켜고 그저 어둠 속에서 아이의 숨소리만 들어야 하는 시간. 언제부터였나. 아이의 숨소리에 맞춰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네가 우리에게 찾아와 주었고, 그렇게 내가 아빠가 되었고, 우리가 가족이 되었다는 것.
별거 아닌 이 단순한 사실이 꽤나 벅차오를 때가 있다. 그 숨소리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아득하기만 할 때가 있다. 행복하다. 말고는 딱히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잠든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잘자렴 우리 아기.
내일도 우리 같이 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