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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Dec 17. 2021

메멘토 모리 : 네 죽음을 기억하라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라

우연히도, 최근 죽음과 헤어짐에 관한 텍스트를 읽을 일이 많았다. <여섯 밤의 애도>에서 보내지 못한 사랑하는 이를 향한 마음을, <이필숙 씨 딸내미 잘 키우셨네요>에서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아직 보내지 못한 나의 어머니를, <어둠의 정면>에서 누구에게나 있을 사랑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 했다. 아직 살아온 날 보다 살날이 더 많은 것 같기에 죽음에 대해 생각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매일의 나를 다잡아볼 필요는 누구에게나 있다. 옳다. 우리가 오늘 저녁 자동차 사고 혹 건물이 무너지거나 도로가 꺼져 죽게 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하지만 인생이라는 건 정말로 누구도 모르는 일 아닌가?



1. 후회 없는 오늘을 살았는가?

하루를 꽉 채워서 살아낸 경험이 있다면 기억할 것이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의 경쾌함과 꽉 찬 하루를 살아낸 이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반대로 의미 없는 그저 그런 하루를 보냈을 때의 죄책감이나 무력감도 느껴본 날이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의 모든 날을 최선을 다해 살 필요는 없다. 때론 하루 종일 넷플릭스와 함께 할 날도 필요하고 24시간을 내리 이불속에서 보내는 날도 필요하다. 중요한 건 내가 보낸 오늘의 가치이다. 나는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라는 시간을 가치 있게 보냈는가. 나의 오늘은 충만한가.  


2. 나의 흔적이 누군가의 상처가 되지는 않는가?

우리 모두는 살아가며 의도치 않게 어떤 비밀을 가지고 산다. 물론 비밀이 나쁜 건 아니다. 어떤 일은 알려지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이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내 생이 끝난 이후 남은 이들은 내가 아니라 나의 흔적을 본다. 그 흔적이, 행여 누군가에게 상처가 고통이 되지는 않을 것인지 우리는 우리의 삶을 한번 더 점검하고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세상을 떠난 후 나의 가족이 열어볼지도 모를 내 카톡 대화창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상처될 내용은 아니었는가? 비밀 폴더 속에 꽁꽁 숨겨놓은 그 이야기가 나의 마지막을 상처로만 기억하게 할 내용은 아니었는가.  


3.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라.

돈, 명예, 직업 같은 것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있을 때 유효하다. 결혼이나 제도 같은 것들도 동일하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나 이러한 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우리는 지금 오늘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 시간은 유한하다. 어제는 흘러갔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내가 오늘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떠나고, 결정한 일이 있으면 행하고, 고백해야 할 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오지 않을지도 모를 내일을 저당 잡힌 채 오늘을 희생하지 말자. 우리는 오늘 행복해야 한다.  



"네가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삶을 살라."


인디언 나비호족의 메멘토 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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