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짱고책방

오늘의 고기를 참기로 했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 보선 저

by 짱고아빠


넷플릭스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고 '문어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육식을 한 번은 안 해야지 다짐한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언젠가 이 책이 이슈였던 적이 있었고, 그렇게 제목만 알고 있던 상태에서 우연찮게 접한 책을 꾸역꾸역 읽었다. 아니 읽어냈다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이다. 만화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저 만화라기엔 슬프고 또 아팠다. 50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은 비건과 동물권 이야기 그리고 상처와 눈물로 가득하다.

공장식 사육이라는 단어를 들어보고 반대한다고도 감히 떠들었지만, 그 실상이 이렇게도 끔찍하고 잔인한지는 차마 알지 못했다. 반려인 중 하나로 개나 고양이에 대해 그토록이나 민감한 척했던 내가 얼마나 그 밖의 동물들에 대해 무뎌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미안했다. 너무너무 미안했다.


옳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신은 인간에게 이 땅을 다스리라 명했다. 이 모든 말에 부분적으로 혹 감정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도 ' 정도'라는 게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버린다. 인간은 이 땅의 주인인 채 하며 살아가지만, 땅은 단 한 번도 인간을 주인이라 명한 적이 없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그저 세상 속에 던져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땅을 관리하고 보살필 필요가 있는 것이지 인간의 "기호"에 따라 우리와 함께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생명들을 괴롭히고 죽이고 먹을 권리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안녕하지 못한 동물들이 있다. 이 땅에 태어났으나, 태어난 이유가 오직 먹거리를 낳고, 먹거리로 던져져야 하는 존재들이 있다. 한 번이라도 이들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면 좋겠다. 그리고 한 번이라도 그들의 비상식적인 죽음에 대해, 당신도 함께 반대하면 좋겠다. 오늘 먹을 고기를 한번 참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 / 보선 저 / 푸른숲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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