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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Aug 23. 2020

안내견의 노후

2020년 4월 마지막주, 맹인과 안내견(맹인견 또는 맹도견)의 스토리가 방송되었다. 주인은 10년간 자신을 지켜준 안내견과 함께 추억이 가득한 다리를 마지막으로 걷고, 시설에서 하루밤을 같이 지낸 뒤 그를 분양받았던 홋카이도안내견협회로 인도하는 내용이었다. 어느새 내 눈가에 눈물이 송글송글 맺혔다.               


안내견은 언제부터 생긴걸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 후 시력을 잃은 상이용사의 재활을 위해, 독일의 Oldenberg에 최초의 안내견 훈련센터가 1916년에 세워져 192 6년까지 약 500여두의 안내견이 분양되었고 공식적인 첫 안내견은 독일 셰프드 종이라고 한다. 이 사업은 유럽 각국으로 번져, 1923년 포츠담에 맹인안내견 훈련소가 개설되고, 1929년에는 M.프랑크에 의해 미국 모리스타운에도 훈련소가 설립되었다. 1950년대 이후 안내견은 본격적인 세계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1951년 호주, 1952년 프랑스, 1957년 일본, 1973년 뉴질랜드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안내견학교가 세워져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현재 27개국 80여개 단체에서 안내견을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안내견 파트너는 대구대학교의 임안수교수로 1972년말 미국 유학을 마치고 셰퍼드종인 안내견 “사라”와 함께 귀국했다. 이후 외국기관으로부터 분양이 몇차례 있었으나, 사후관리의 어려움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체계적인 과정을 거친 국내 양성기관에 의해 배출된 첫 안내견은 1994년 양헌봉씨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로부터 분양받은 리트리버 종의 “바다”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70여두의 안내견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사진인용


눈물짜게했던 방송을 보고나서, 임무를 완수한 안내견의 노후가 궁금해졌다. 방송에 소개되었던 홋카이도안내견협회에 은퇴한 안내견의 케어에 대해 자세히 적혀있었다. 일본에는 안내견훈련소가 전국에 9곳이 있는데, 현역생활을 마친 안내견을 위한 로견홈을 운영하는 곳은 홋카이도안내견협회뿐이라고 한다. 이곳은 1978년 일본에 처음으로 설립되어 협회직원과 자원봉사자에 의해 24시간 체제로 은퇴한 안내견을 케어한다고 한다.  


그들이 편안하게 지낼수 있도록 환경을 갖추고 있다. 안내견의 컨디션에 맞춰서 산택을 하고, 몸에 좋은 건강식을 먹이고, 체력이 떨어져 이동에 부담되지 않는 곳에 배설장소를 확보하고, 주인이 여러번 바뀐 관계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스킨쉽을 자주하고, 다양한 간호용품을 사용해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준다고 한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인간처럼 마지막가는길까지 그들을 보살펴주는 시스템이 훌륭해보였다.



하지만 일본의 안내견훈련소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안내견을 만들기 위해 개의 본질적인 것(배설제한, 울고 짓는 것, 달리는 것, 사람과의 스킨쉽 등)을 부정하거나, 때론 체벌을 가하거나, 급제동을 걸어 차의 무서움을 실김시키게하는 난폭한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면서, 2014년 M본부 PD수첩의 취재가 떠올랐다. 한국의 퍼피밀(강아지공장) 실태와 제도를 다뤘다. 과거에 비해 일본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한국은 심각한 수준이였다. 동물자유연대의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구 천만시대,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을 만큼 반려인구는 급증하고 있지만, 어두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것이 유기동물문제로 한해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는 예산과 인력부족의 이유로 오래전부터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호소의 동물들은 입양보다 안락사 위주로 처리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해 고통 속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그들은 인간에게 선택해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그들을 선택한 모든 인간이 동일한 행동을 하는건 아니지만, 그들의 감정에 따라 반려견을 장난감 취급하는 사례가 많다. 경제적논리가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바뀌지 않고서는 공생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반려견과 안내견에 대한 예기를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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