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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우 Apr 05. 2020

윤리가 없는 질주는 절벽을 피할 수 없다

루싱 커피, 회계부정으로 몰락에 직면하다.

막대한 월 버닝을 감수하며 규모를 향하여 달리는 성장전략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위워크 창업자의 횡령 배임에 버금가는 막장 테크와 그로 인한 기업공개의 실패가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일 줄 알았지만 의외로 폭탄은 중국기업에 의해서 터졌다. 그것도 상상하지 못한 회계 분식에 의해서.

엄밀히 말하면 그러한 성장전략과 인과관계가 그다지 크지 않은 사건이지만 루싱 커피는 소비재 기업 답지 않게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면서 앞으로 달리는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문제다. 루싱 커피는 또한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기업공개로 자금조달에 성공한 회사이기도 하다.

루싱 커피에 대한 공매도와 그것을 예측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보지 않았지만, 매장별로 고용되는 인원들과 주요 시간별 고객 수와 평균 객단가를 활용하면 매출액 추정이 불가능한 건 아닐 듯싶다.

다만 내가 더욱 궁금한 것은 엄청난 규모의 매출액 분식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수치가 상장 과정에서 어떻게 드러나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상장 시에 진행되는 감사(audit)의 경우 감사인도 상당한 리스크를 지니고 있어서 평소보다 꼼꼼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세부적인 비용이나 숨겨진 몇 가지 부문에서 발생되는 분식의 경우 크거나 중요하지 않은 숫자인 경우 묻힐 수 있다. 큰 규모의 회사에서 몇백만 원 빠트린 실수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도 않거니와 중요성의 관점에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액의 대대적인 분식은 사실상 회사와 감사인의 암묵적인 거래나 합의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발생하기 힘든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3억 1천만 달러의 매출이 분식이 되었다면? 당연히 매출 이하 모든 항목에 대하여 신뢰를 가질 수 없으며 감사인과의 거래 여부도 의심해봐야 한다. 이건 단순한 회계의 문제가 아니다. 성장을 위해서 희생된  윤리가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큰 사건이다.

상식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일들이 시대를 뛰어넘어서 또다시 발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를 가져올 또 하나의 이정표는 오늘도 이렇게 세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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