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이 보내는 조그마한 마음
지난 수요일 우리 반 학생들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6년 동안 한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다는 것이 어른이 되어갈수록 점점 대단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라고 고민을 하였습니다. 다른 반은 영상을 찍거나 문집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추억거리를 제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늘 제가 종업식이나 졸업식에 하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손편지입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담임인적도 있고 아닌 적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담임을 맡을 때마다 꼭 빠지지 않고 학년도의 마지막날 손 편지를 써서 주었습니다. 졸업식 전 날 아이들에게 너희가 받고 싶은 편지지와 카드의 색깔을 고르게 한 뒤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육아가 끝나면 밤에 쓰려했는데 제 체력이 받쳐 주지 않아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20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가방에서 편지지와 봉투를 꺼내 책상에 가지런히 놓고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적어내렸습니다. 아이들의 강점과 바른 모습, 함께 했던 추억, 웃음 짓게 했던 많은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갖췄으면 하는 소양과 관련된 조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너희는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차고 넘치니 말이다'
손 편지를 쓰면서 느끼는 새로운 것은 손 편지 쓰는 시간이 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25명이 기본이었는데 올해는 총 18명의 편지를 썼습니다. 5년 전 부임했을 때 저희 학교 학급수가 51 학급이었는데 올해 27 학급이 되니 학생수 감소가 다시 한번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18번째 손편지까지 다 쓰고 그날 아침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 직접 쓴 손 편지를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저의 진심을 나름 꾹꾹 눌러 담아 썼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졸업식을 마치고 2024년 학사일정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를 만나 생활했던 모든 학생들이 2025년 새로운 시작을 잘 해내어 앞으로의 인생을 멋지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