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면서 운동을 함께 하는 일이 쉽지 않다. 아이들이 아직 잠덧이 있다 보니 새벽에 일어날 때가 있어 출근하기 전에 운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퇴근하고 나서는 아이들 저녁 차려주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기 바쁘다. 그 사이 우리 부부 중 한 명은 설거지와 빨래, 분리수거와 어린이집 가방 정리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렇게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오후 9시 반~10시 사이가 된다. 이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 부부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대화를 시작한다. 24시간 중에 유일하게 허락된 둘만의 시간. 이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리하여 유튜브 콘텐츠를 1~2개 본다던지 수요일이면 '나는 솔로'를 보며 간단한 야식을 먹는다. 혹시라도 새벽에 일어날지 모를 아이들 걱정을 하며 잠자리에 든다. 자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 운동해야 되는데 오늘 또 못했네'
인간은 의지의 동물이기에 사실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 잠든 시간 이후에 운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밤 시간에 운동을 해버리면 11시~12시가 되도록 뇌가 쌩쌩해져서 도무지 잠에 들 수가 없다. 언제인지 모르게 잠들어버렸다가 새벽에 아이들의 잠덧이 심해져서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나게 되는 경우에는 다음날, 그다음 날까지 피로가 쌓여 생활리듬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되도록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빨래도 매일 하고 마른빨래도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개어 서랍에 정리하한다. 설거지거리를 쌓아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요리를 하는 와중에도 설거지를 꼭 한다. 아이들이 저녁을 먹으면서 흘린 음식물도 쫓아다니면서 닦아주고 분리수거도 정해진 날짜와 시각에 미루지 않고 한다. 운동할 시간이 따로 없으니 육아가 곧 '운동'이 되게끔 하는 것이다.
주말에도 절대 집에서 그냥 쉬는 법이 없다. 키즈카페를 가서 2시간씩 놀아주거나 근처 수영장에 가서 같이 물놀이를 하고 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집 앞 카페라도 걸어서 산책하고 킥보드를 좋아하는 첫째를 열심히 쫓아다니며 비지땀을 쏟는다. 걸음마를 이제 막 시작한 둘째가 좋아하는 '계단 오르내리기'도 숨이 찰 정도로 함께 해 준다.
그중에서 아이들이 매일 방문하는 헬스장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단지 내 주민운동시설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운동기구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아이들은 열심히 오르락내리락하며 체력을 기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낑낑 소리를 내가며 윗몸일으키기 기구를 오르내리거나 어깨 운동 기구에 어떻게든 매달려 버텨보려고 하는 열정은 태릉선수촌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그리고 늘 마무리는 집에서 '아기상어 체조'를 보며 정리한다. 정리 운동을 하지 않아 다음날 젖산이 쌓여 피로가 누적될 틈이 없다.
내일부터라도 조금씩 짬을 내서라도 애들 재우고 20분 정도 산책을 다녀올 생각이다. 좀 더 제대로 육아하기 위해서, 좀 더 맑은 정신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다. 덥다는 핑계로 신발장 한편에 고이 잠자고 모셔두었던 운동화를 다시 꺼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