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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y 16. 2021

시가 머무는 곳

꽃의 시차

꽃의 시차

달빛 한줄기를 머금으려고
설쳤던 밤이 자정을 건너고 있


새벽 찬 이슬이 입술에 떨어져도
꽃망울은 달빛에 매달린 채
꽃을 피우려고 빛을 삼키고

흩어진 옷 섭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새벽시간 눈 뜨고 보면
잎새마다 함초롬히 이슬 머금고
롱한 꽃잎으로 한 잎  두 잎 부풀린 몸은

간밤 꽃잎의 구애에 끌려
밤 속을 뛰쳐나온 낮달이
반공중까지 달려 해를 쫓느라 

창백한 얼굴마저 푸름에 묻힐 


쏟아지는 빛을 한 아름 안고

황홀하게 반짝이던
 다물고

오침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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