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의 사랑
네가 밥을 먹자고 했을 때
가야 했었는데
세상 눈치를 보느라
너를 홀시하고
이제 영 가버린 네가 그리워진 저녁 시간
너를 향했던 길은 영 사라지고
갈 길 잃은 마음은 가랑비 되어 가락 인다
너에게 숨어든 병
너를 칭칭 감았는데
그 시간까지도 술향기에 홀려
휘청거렸을 육신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너를
어떤 이유로도
어떤 자격으로도
따질 수는 없는 이 미안함은 용서를 받을 수는 있을까
그냥 네가 사준 밥 한 끼 함께 먹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뭐가 좀 달라졌을까
이렇게 쉽게 가버린 너를 원망할 수도
이렇게 순간 반짝이던 별똥별처럼 사라진 것도
내 탓이 아니라
너를 홀대한 니 탓이라고
우겨대면서
다만 가끔은 네가 왜 그렇게 갔는지 슬퍼지려는 이런 시간
나는 한가해서 울적한 내 시간에
잡생각을 끼어넣고 몸살을 앓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사랑처럼 몸을 떨면서 열사병 같은 그런 병을 앓고 나면
잊히겠지 지워지겠지
바람마저 휘어가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그곳에 피었던 이름 모를 꽃 한 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