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희선 Jul 02. 2021

시가 머무는 곳

사각지대의 사랑

사각지대의 사랑



네가 밥을 먹자고 했을 때


가야 했었는데


세상 눈치를 보느라


너를 홀시하고


이제 영 가버린 네가 그리워진 저녁 시간


너를 향했던 길은 영 사라지고


갈 길 잃은 마음은 가랑비 되어 가락 인다




너에게 숨어든 병


너를 칭칭 감았는데


그 시간까지도 술향기에 홀려


휘청거렸을 육신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너를


어떤 이유로도


어떤 자격으로도


따질 수는 없는 이 미안함은 용서를 받을 수는 있을까


그냥 네가 사준 밥 한 끼 함께 먹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뭐가 좀 달라졌을까


이렇게 쉽게 가버린 너를 원망할 수도


이렇게 순간 반짝이던 별똥별처럼 사라진 것도




내 탓이 아니라


너를 홀대한 니 탓이라고


우겨대면서




다만 가끔은 네가 왜 그렇게 갔는지 슬퍼지려는 이런 시간


나는 한가해서 울적한 내 시간에


잡생각을 끼어넣고 몸살을 앓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사랑처럼 몸을 떨면서 열사병 같은 그런 병을 앓고 나면


잊히겠지 지워지겠지


바람마저 휘어가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그곳에 피었던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작가의 이전글 시가 머무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