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나이 쉰이 다 되었어도
이렇게 가슴 설레게 하고
눈가에 이슬로 적시게 하는
그대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손 내밀어 만져보고 싶은
당신의 얼굴
밤새 그려봅니다
봄이 되면
봄바람 봄볕으로
내 곁에 머물러
따듯한 입김으로
시린 가슴 녹여주는
당신
그리움은 봄비가 되어
세상을 적시고
더운 여름
냉면 한 그릇을 놓고
시장통 골목 냉면집에
마주 앉아
시원하게 보냈던
그 시간들에
마음을 뺏겨
냉면과 내 눈 등은
불어 터지고
엄마의 부재로
텅 빈 것만 같은 시장통 그 길목을 지나
엄마와 나란히
가을 언덕을 터벅터벅
오르다 보면
저 언덕 위에
빨알갛게 익은 홍 씨가
우리를 반길 때
갈바람에
감나무 잎새는
벌써 누렇게 뿌리를 향해 가고 있네요
겨울 해가 하늘에서
졸고 있는 사이
엄마 무릎을 베고 잠들어
고향집 온돌방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엄마의 따뜻한 향기가
가슴 곳곳에 스며들어
입가에는
당신이 주고 간 행복의 꽃이
노란 나리꽃이 되어 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