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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열 Jan 24. 2023

격려와 응원, 쌓이고 흐르고 샘솟다

그런 쌤이 그런 샘


1. 영하 15도의 날씨는 날카롭네요. 겹겹이 입은 옷 사이를 뚫고 다리를 시리게 합니다.


작년 겨울, A사 공장과 연구소 강당을 방문한 아침도 이랬습니다. 조직 문화 혁신 프로젝트로 전사 구성원 대상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싸늘하더군요. 간밤의 추위로 난방시설이 동파되었답니다. 서둘러 휴대용 난로를 가져다놓았지만 강당이 커서 역부족이었습니다.


2. 일단 시간이 돼서 시작했는데.. 참석자들이 외투를 가져와도, 따뜻한 음료를 제공해도 여전히 춥습니다. "냉장고에서 하는 것 같아" 워밍업 토크 시간에 들은 얘기였어요.


조직 혁신 과정을 나누고 구성원의 공감과 참여를 더하는 워크숍인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참석자 건강도 걱정되었구요.


3. 양해를 구하고 워크숍을 멈췄습니다. 서둘러 대안을 찾아보다가, 별도 건물에 회의실이 하나 있다고 해요. 담당자 한 분 (이하 B님)과 함께 그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뛰는 속도가 늦춰질 때쯤, B님이 제게 미안함을 전하시더군요.


"사실 어젯밤부터 출근하기가 정말 두려웠습니다. 동파될 것 같은데, 제가 입사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지식은 없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되어서 참 죄송합니다."


4.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좋은 대답'을 꼭 하고 싶은, 그런 순간이요. 찰나의 시간에 정말 여러 문장들이 머릿속에 오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대답을 찾았습니다.


"괜찮아요. 함께 풀면 됩니다."


다행히 워크숍은 시간 내에 무사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B님은 주위 업체를 수소문하여, 보기에도 따뜻하고 든든한 난로들을 빠르게 대여해왔지요. 3일차 되는 날은 강당이 더웠고 B님과는 진솔한 고민을 나누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5. '그런데 그 대답은 내 대답이었을까?'


아니더라고요. 누군가 제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제 어딘가에 쌓여있었고 떠올라 말한 것이지요. 내리사랑처럼 흘려보낸 '격려의 통로'라고 할까요.


덕분에 제가 일터에서 받았던 격려들과 당시 장면들을 곱씹어보았네요. 그때는 추운데 따뜻했고, 힘든데 희망이 생겼었습니다. 특히 '동료에게 흘려보낼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지요. 격려받은 사람이 격려할 수 있겠더라고요.


6. '지금은 충.조.평.판 아니야~~'


우리 부부가 서로에게 종종 하는 말입니다 ^^ 충고, 조언, 평가, 판단보다 격려와 응원이 중요할 때가 많은데, 이걸 잊고 삽니다 ㅎㅎ 요즘 제가 저에게, 제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격려가 줄었다는 걸 느끼네요.


'격려의 통로'가 막히지 않고 원활하게 흘러서, 그 가운데 '응원의 샘'이 솟아나는 상상을 해봅니다. 사막의 오아시스에는 샘이 있잖아요. 팍팍하고 거친 삶 속에도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진실된 응원 한모금 먹고 활력을 얻지요.


누군가에게 그런 샘이 되는 분들이

사람 살리는 쌤이겠어요.


#이날씨에도날움직이게하는

#우쭈쭈격려의대가

#ㅇㅇ쌤이그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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