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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Sep 30. 2022

유럽여행을 크루즈로 하자고?

크루즈로 한 지중해 여행의 장점 그리고 단점


캐나다에 정착한 지 10년 정도 세월이 흐르니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며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도 함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여건이 좀 타이트할 때에도 가족과 함께 미국 여러 도시와 캐나다 동부를 여행했었지만 이번에는 좀 멀리 그리고 길게  여러 나라를 방문할 있는 유럽 지역이 많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할 때는 1년에도 몇 번씩이나 유럽을 드나들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고 이제는 많이 성장한 아이들과 함께 그곳을 방문해 둘러보며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이민을 오던 해인 2001년 초에 있었던 와이프의 마지막 출장길에 동행하기로 하고 당시 큰 아이와 함께 비행기 티켓만 끊어서 홍콩, 파리, 더블린, 런던을 함께 둘러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시간이 가장 추억에 남습니다. 아이도 그때가 어렸지만 기억이 참 많이 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곳에서 태어난 작은 아이까지 함께 다시 한번 캐나다에서 유럽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일정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가깝게 지내는 가족이 우리 가족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동행하자는 제안을 해서 그분께 스케줄을 부탁하고 가능한 여행 일정을 맞춰보기로 하였습니다. 얼마 그분이 작성한 스케줄을 이메일로 받고 내용을 보던 와이프와 저는 너무나 빈틈없고 디테일한 일정에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와이프:  "이분 어디 여행사에서 근무하셨었나?"

나:  "어쩌면 이렇게 디테일하고 타이트할 수 있지?"

나:  "어느 날 저녁 식사로 어디서  먹을 건지도 다 정해졌네. 만약 안 되면 다른 선택으로 뭐가 가능한지지 다 들어가 있네"


처음에는 감탄하며 보았던 그 일정이 보면 볼수록 우리 가족에게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부담과 압박감을 주었고 잘못하다가는 무리한 일정에 쫓기다 유럽 어느 도시에서 과로사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수도 있겠구나'하는 불안감도 한편으로 들었습니다. 더구나 렌트할 차량은 비용 관계로 전부 수동으로 예약할 계획이어서(유럽의 렌터카는 수동 클러치가 자동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유일하게 수동 클러치 차량 운전경험이 있는 제가 여행기간 내내 운전해야 한다는 (좋아하는 맥주와 와인도 못 마시고)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유레일(Eurail)을 이용해 유럽 방문 도시를 옮겨가고 렌터카로 관광지를 이동하면 여러 가지 일정이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고심하던 중 마침 큰 아이도 갑자기 휴가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와이프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아무래도 이번 계획은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힘들게 일정을 만드신 수고에 고마움을 전하고 부득이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점도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렇게 그  여름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유럽여행은 취소되었고 일주일 간의 보스턴과 뉴욕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다음 해 다시 여름이 다가오면서 또 유럽여행이 생각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막연함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토론토에 오신 친척 형님 내외와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크루즈(Cruise)하는 유럽여행에 대한 추천 의견을 듣고 한번 생각하고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보다 연배가 위이신 그분들은 최근에 캐나다에서 은퇴를 하셨고 그 전부터도 선호하셨던 크루즈 여행을 더 많이 하는 기회가 되우리에게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장, 단점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중요한 장점은


- 움직이는 호텔과 같아서 방문할 여러 도시의 호텔마다 체크인과 체크아웃하는 번거로움과 각 도시로 이동하는데 발생하는 불편함과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잠을 자는 밤 시간에 배가 일정에 따라 다음 도시로 이동하고 이른 아침 도착과 함께 관광일정을 시작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어서 시간 절약과 편리함을 줍니다.


- 각 도시마다 크루즈에서 준비한 패키지를 이용하거나 본인들이 원하는 일정으로 스케줄을 짤 수 있습니다.


- 크루즈 안에 극장, 공연장, 암벽등반, 클럽, 바, 피트니스, 레스토랑, 뷔페, 카지노, 병원 등 여러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배안에서도 많은 액티비티를 즐길 있습니다.


반면

- 보통 작은 도시는 1일 정박하므로 방문시간이 짧고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항구가 있는 도시에서 정박하기 때문에 내륙에 위치한 가보고 싶은 도시는 별도의 이동수단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단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크루즈 여행을 함께 했던 Holland America의 Noordam


여행을 해보기 전 가지고 있던 크루즈에 대한 생각은 연세든 분들이 은퇴 후 주로 많이 이용하는 여행 방식이며 그분들을 위주로 한 여행이다 보니 정적인 여행분위기가 많이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도전한 크루즈 여행의 대만족으로 몇 번의 여행을 경험해보니 아이들이 포함된 대가족으로 즐기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젊은 부부들, 신혼여행으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크루즈에서 바라본 Monaco


크루즈는 회사, 여행기간, 일정 및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객실의 크기와 위치, 선박의 등급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지중해, 알래스카, 북유럽, 남미 등 여러 지역을 크루즈로 여행해 우리 경험으로는 승객과 선원을 포함하여  2,000에서 2,500명 정도선박 크기가 적당하며 (너무 큰 배에 승객수가 많은 경우 너무 복잡하고 레스토랑 등 기다리는 시간 등이 발생해서 피곤할 수 있습니다) 평점은 최소 6 이상이어야 합니다(평점이 낮은 배는 오래되고 낡아서 시설이 노후하고 제공되는 음식의 품질이 좀 떨어집니다). 그렇게 알아보고 준비해서 가족과 함께 떠난 첫 크루즈 여행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해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마치는 14박 15일의 지중해(Mediterranean) 크루즈로 아래 나라와 도시들을 정박하 일정이었습니다.


- Rome (Italy)

- Naples (Italy)

- Palermo (Italy)

- La Goullette (Tunisia)

- Livorno (Florence, Italy)

- Calvi (France)

- Monte Carlo (Monaco)

- Marseille (France)

- Barcelona (Spain)


Alaska Cruise에서 바라본 온난화로 녹아버린 Glacier Bay National Park의 빙하


여행 출발하는 날짜보다 며칠  로마에 도착해서 넉넉하게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고 크루즈 일정이 끝난 바르셀로나에서 추가로 며칠 더 가족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한 것은 큰 덤으로 받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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