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대화를 계속하다가는 험한 소리가 서로 나올 것 같아 여기서 멈춰버렸습니다. 1981년 나왔던 영화'Endless Love'에 단역으로 출연해 처음 보게 된 톰 크루즈는 그 후 출연한 여러 영화를 통해 비록 열렬한 팬은 아니더라도 믿고 보는 배우에 올랐지만 그의 전 배우자들이었던 연상의 Mimi Rogers (젊었을 때 좋아했던 배우였는데 요즘 Bosh에 출연한 모습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몸서리치게느끼고 있습니다), Nicole Kidman과의 이혼 후 만난 Katie Holmes에 대한 지나치게 과한 애정표현과 상식을 넘어선 기이한 행동(?)을 매체와 오프라쇼에서 보게 된 후 그에 대한 마음을 한때 조용히 내려놓았습니다.그러나 36년 만에 나온 이번 2편 '탑건:메버릭'은 추억을 되풀이하거나 향수를 불러오는데서 그치지 않고 과거를 버리지 않고 반복하는 현재가 얼마가 가슴 뜨거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그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영화보기를 무척 좋아하다 보니 오래전부터 저녁식사 후 한가한 시간에는 매일 영화 또는 미드, 영드라 불리는 시즌별로 에피소드가 나오는 TV쇼를 계속 시청해 왔습니다. 와이프가 특히 좋아하는 장르인 법률 법정드라마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함께 볼 때가 많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가 보고 싶은 목록을 따로 만들어 혼자 보고 어떤때는 잠 자기 전에 침대에서도 폰으로 계속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관심이 가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세번 정도 보는데 첫 번에는 영어자막 없이 그냥 보고, 두 번 째는 영어 자막을 넣어 보면서 중간에놓친 표현이나 단어를 확인하고, 세 번째는 아무것도 없이 다시 한번 그냥 보거나 한글자막이 가능한 작품이면 넣고 봅니다. 작품 선택은 주로 IMDb (Internet Movie Database) 사이트의 평점에 주목하는데 영화의 경우는 7점 이상 TV쇼는 8점 이상 받는 작품만 선택해서 보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 수준입니다.
거실에 있는 TV로 시청하다가 침대로 옮겨 가 폰으로 계속으로 보게 되면 아무래도 화면과 사운드의 느낌이 떨어져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만 또한 편리함도 있어 많이 즐기는 편입니다. 한 번은 '편하게 침대에서 누워서 볼 수 있도록 천정에 TV를 설치하면 어떨까'하고 진지하게 와이프에게 물었더니 한번 슬쩍 쳐다보고는 아예 대꾸를 안 하더군요. 우스갯소리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일전에 오픈 하우스 때 방문해서 둘러본 집들 중에 침실 천장에 중형 TV를 달아놓은 집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취미 생활을 즐기다보니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소확행이 무엇이냐고 제게 묻는다면 아마도 저녁식사 후 한가한 시간에 좋아하는 영화를 매일 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결혼 전인 20대 때에 보고 감동받았던 영화를 다시 보며 그때를 회상하거나 직장일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바쁜 30, 40대에 놓치고 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찾아내 보면서 마치 빠트린 제 인생의 퍼즐을 하나씩 채워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참고로 영화 선택에 2016년에 영국 BBC에서 발표했던 'The 21st Century's 100 Greatest Films'를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 새롭게 나온 영화와 함께 목록을 만들어 보며 소확행을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