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개발을 하는 Food Scientist라고 프로필에 되어있고 식품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은 포스팅된 제 글을 보시고 개인적으로 질문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한국의 식품업계를 떠난 지 오래돼서 비교할 수 있는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업계의 특성상 이곳 캐나다와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식품산업은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첨단 IT산업이나 바이오산업과는 달리 매우 전통적이고 보수적입니다. 경제상황에 따라 오르고내림이 심하지 않고 경기에 민감하게 즉각 반응하지 않고 항상 제일 늦게 영향을 받는 편이라서 다른 산업과 비교해 부침이 크지 않고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대학 졸업과 취업 후 보통 경력 2~5년 정도의 엔트리 레벨을 지나서 5~12년 정도 되면 중간 관리자급이 되고 15년이 넘어가면서부터 시니어 급으로 부르게 됩니다. 보통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개발 (또는 R&D) 부서의 책임자를 시니어급으로 앉히고 중간자급 1~2명과 엔트리레벨을 3~5명 정도로 두고 규모가 작은 회사는 시니어 또는 주니어급을 책임자로 하여 아래에 엔트리 레벨을 2~3명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당 임금보다는 주로 연봉계약을 하고 회사에 따라 보험, 치과 비용, 약값, 안경등을 커버하는 베네핏 (Benefit)과 연말에 보너스를책정하게 됩니다.
제품개발의 구조를 보여주는 예 (출처: Google)
시니어급이 된 이후 회사와의 연봉협상 때계약직을 제안받았는데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보고 회계사와 상담을 받은 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바꾸었습니다. 그 이유는
1.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기 때문에 기존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베네핏을 받을 수 없지만 그에 상응하는 만큼 연봉을 더 올려 받을 수 있습니다.만약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두 사람 모두 베네핏을 적용받으면 조건이 더 좋은 사람의 베네핏에 배우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당시 와이프도 직장에서 베네핏을 받고 있었는데 제가 받는 것과 비교해 조건에서 차이가 있어와이프 쪽에 배우자로제이름을 올렸습니다.
2. 제 직업의 경우 계약직이 되면 일종의 전문적인 서비스 (Professional Self-employee)를 제공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개인 사업자로서 캐나다 국세청에 비즈니스 번호 (한국의 사업자 등록번호)를 신청해서 받습니다.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2주 또는 한 달에 한 번씩 인보이스(Invoice)를 발행해서 비용을 청구하는데 비용금액에 13% 의 HST (Harmonized Sales Tax: 주세와 연방세 합한 부가세와 비슷한 개념의 세금)를 더해서 받습니다. 1년간 받은 HST는 제가 업무에 사용한 비용이나 물품의 구매또는 차량리스 비용 등에 낸HST와 정산하며 매년 세금 신고기간에 받은 HST가 많으면 그 차액만큼 내고 지불한 HST가 많으면 환급받습니다.
3. 정규직은 주급이나 월급을 받을 때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만 개인사업자는 1년에 한 번 세금신고 시 다른 수입등과 전부 합산해서 정산해 세금을 내도록 되어 있는데 비용이나 기타 부분에서 절세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인 비즈니스를 할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세금에 관련한 공부를하지 않고 모든 것을 회계사에게 맡기고 관여하지않았습니다. 그러나 계약직으로 바꾸면서 캐나다 세법에 대하여회계사인 친구의 도움과 개인적으로 시간을 투자했는데 직접 한공부를 통해 알게 된 부분이 많아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부부합산 연간 근로소득이 10만 불이라고 가정하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10만 불의 소득이 있는 것보다 부부 각각 5만 불씩 소득이 있는 것이 낫습니다. 더 좋은 경우는부부 중 한 사람은 근로소득으로 5만 불,한 사람은개인 사업자로서 5만 불의 소득이 있는 것이 가장 나은데 이유는 캐나다의 세율이 누진세로 되어소득구간에 따라 과세율이 다르고사업자의 경우 절세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이곳의 개인 사업자들과 부동산 중개인,자동차 딜러들이 왜 그렇게 럭셔리 자동차를 리스로 자주 바꾸며 타고 다니는 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4. 회사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계약직을 선호합니다. 우선 계약직이기 때문에 베네핏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거기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일 수 있고 되고 계약직에게 주는 금액은 정규직 직원의 급여가 아닌 발생한 비용으로 전부처리함으로 회계상으로 이점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계약직으로 변경할 때 특별한 옵션을 넣어 매년 계약에서주단위로 기본급료를 정했고 4주 정도의 유급휴가와 프로젝트에 따른 성과급인 사이닝 보너스도 포함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프로야구 선수가계약 시 일정 성적 이상을 거두면 추가 옵션으로 보너스를 받는 것 비슷하게 보시면 됩니다).
Food Scientist의 구인 포스팅 (출처: workopolis)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에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크던 작던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 (물론 성공해야 하는 조건이 붙습니다)를 하는 것이 직장 생활보다 낫다고이야기합니다. 물론 직장인의 경우 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 소득이 커질수록세율이 높아져 세금을 많이 내게 되고 목돈을 모으기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한첨단 업체에서 일하며 스톡옵션이나 사이닝 보너스로 큰돈을 만들고 주식이나 부동산의 투자로 많은 부를 이룰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쉽게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한 가지 장점은 주택 모기지나 일반 대출을 요청할 경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보다 조금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캐나다에서 세금을 많이 낸다는 의미는 수입이 높다는 뜻이고 그만큼 금융권에서 쉽게 더 많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점은 대출을 통한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2030 세대는 저의 세대보다는 한국 교육에서의 외국어 학습에 대한 커리큘럼이나 유치원 때부터 시작하는 조기 영어학습 덕분인지 영어를 훨씬 잘하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외국인으로의 취업에서 비슷한 학력과 경력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는 영어를 잘하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언어 문제는 직접 부딪히고 함께 생활하다 보면 차츰 늘어가지만 이곳 직장에서의 기반과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의 기본요소이다 보니 계속 노력하면서 자신의 어학능력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캐나다, 특히 토론토에는 유학이나 워킹 할러데이로 한국의 많은 젊은 세대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가끔 한국식당을 들렀을 때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나브런치와 같은 곳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부모세대로써 느끼는짠한 감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더구나 젊은 시절의 열정이라는 허울 좋은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힘들게 고생하는 글을 보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꼭 이렇게 외국까지 나와서 고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도 가끔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라는 좁은 테두리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학업이나 취업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고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이곳에 온 젊은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일정기간학업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또는 정착을 하게 되는이런기회가자신을 더욱 업그레이드시키고 목표하는 곳에 빠르게 도착하게 하는 큰 추진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