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이불
아들에게는 애착 이불이 있다. 정확하게는 애착 수건이다. 아이보리색 목욕 수건으로, 보들보들한 게 이불 대신 아기가 덮기 좋을 거라면서 엄마께서 가져오셨다. 그렇게, 덮기 시작한 수건은 애착 이불이 되었다. 이불 끝을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잠들기 때문에 잘 때 없으면 절대 안 된다. 낮잠 잘 때도 마찬가지다. 다행히도 똑같은 목욕 수건이 2개라서 하나는 집에서 하나는 어린이집에서 사용한다.
애착 이불은 잠잘 때만 필요한 게 아니다.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면 떼 부림 끝에 “이불 주세요.”하고 침대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마음을 달랜 후 내려온다. 무서운 일이 있을 때나 짜증이 나는 일이 있을 때도 품 안에 꼬옥 안고 있는다.
너무도 소중한 이불이라 하나 더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에 엄마께 어디서 구매하셨는지 여쭤봤는데 생각지 못한 답이 돌아왔다. 시장이나 인터넷에서 구매한 게 아니라 승무원인 동생이 어느 나라인가 비행 갔다가 기념품으로 가져온 거라고 하셨다. 정말로 잃어버리면 큰일 나는 레어템이다.
아이가 마음이 울적한 날 애착 이불을 만지는 것을 보면서, 괜한 부러움이 느껴졌다. 아이는 마음의 위안을 얻는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게 없다. 함께 있어서 위로가 되는 게 없다. 슬프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는가. 술을 마시지도 않고(그러고 싶지도 않고) 마땅한 게 없다는 생각에,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을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있을까. 잠깐 고민 좀 해봐야겠다.